거래 실종된 금융데이터거래소…팔게 없나? 살게 없나?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거래소’인데 ‘거래’가 없다”

지난 5월 금융보안원 주도로 문을 연 금융데이터거래소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판매되는 금융데이터 자체가 비대하고, 주문제작형 상품이 많아 단가가 높기 때문이다. 구매 성사가 좀처럼 늘어나지 않자 금융 데이터가 올라오는 속도도 주춤하는 추세다.

금융데이터거래소는 출범 직후 한달 만에 7건의 거래(2억2000만원)가 성사되며 초반 인기가 높았다. 출범 한달 간 올라온 유료상품 개수도 가격 협의를 포함해 294개였다. 하지만 8월 말 기준 유료상품 개수는 392건으로 3개월 간 채 100건이 늘지 않았다. 유료계약 성사 건수도 25건에 불과했다. 대형업체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거래소에 올라온 데이터가 대부분 큼직한 데이터였기 때문이다. 중소형사나 개인의 관심을 받기에는 가격이 너무 높다. 현재까지 최고가로 알려진 신한카드의 ‘맞춤형 광고 제공을 위한 카드소비 데이터’는 판매가가 무려 8000만원이다.

금융거래소데이터 거래 현황[사진=금융데이터거래소 홈페이지]

최근에는 평균가격이 1000만원대로 가격이 많이 내려왔지만 이 역시 잦은 거래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은 액수다. 금융사에 데이터 관련 문의를 하다가도 가격을 듣고서는 포기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데이터를 판매하는 금융사도 투입된 비용이 만만치 않아 쉽게 가격을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실제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고, 거래 관련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는 있지만 아직 공급 데이터 등이 한정적이다 보니 상품·가격에 있어 구매자와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보안원과 금융사는 ‘저렴이’ 데이터 상품을 고민 중이다. 기존 취급되던 방대한 데이터를 재가공해 작은 사이즈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금융보안원 관계자는 “초기에는 시장조성 차원에서 대형사 위주로 거래가 진행됐다”며 “금융사와 중저가형 상품을 개발 중으로 내년 이후에는 연구소 등에서 나온 단품 데이터도 판매되도록 하겠다”라고 설명했다.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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