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사태 뒤엔…왜곡된 ‘용병체제’

“매년 재계약해야하는데 ‘판매실적’ 어떻게 신경을 안 쓰나요”

은행권 사모펀드 사태의 또다른 주범으로 이른바 금융담당 직원의 고용형태가 주목받고 있다. 대부분 은행들은 ‘상품기획부서’ 직원들을 해마다 계약을 갱신하는 전문계약직들로 채운다. ‘계약직’이지만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어서 정규직에 비해 임금수준이 낮지 않다. 다만 정규직과 달리 보장된 고용이 아니라 매년 갱신이 필요한만큼 실적 민감도가 높다. 상품의 하자 보다는 실적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구조다.

31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4대 은행 상품기획부’의 정규직-계약직 고용형태에 따르면 국내 4대 은행들의 상품기획부( 전체 인원 54명 가운데 25명 가량이 계약직 형태로 고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계약직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하나은행으로 전체 16명 가운데 10명이었다. 사모펀드 사고가 없는 국민은행은 정규직 비율도 가장 높았다. 다만 신한은행은 전문계약직 가운데 10년 넘는 장기근속자가 상당해 비교적 안정적인 고용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전문계약직들은 대부분 자산운용사나 증권사 등에서 전문적으로 상품을 기획·개발해본 경험이 있는 인력이다. 상대적으로 정규직들은 이들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진다. 은행 정규직은 대부분 3~5년마다 순환배치된다. 실적이 가장 중요한 전문계약직이 사실상 상품선별을 좌우하는 구조다.

한 WM부문 담당자는 “재계약을 매년하는데 결국은 실적이다. 내놓은 상품이 많이 팔려야 ‘잘했다’ 평가가 나온다. 상품위험을 내놓고 말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한편, 4대 시중은행들의 펀드상품 선정·판매 의사결정 구조 분석 결과 국민은행이 모두 14단계에 걸쳐 선정되는 등 가장 촘촘하게 관리가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의 경우 상품 선정(8단계), 판매 실행(2단계), 판매 후(4단계) 관리를 프로세스로 관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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