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트럼프·푸틴과 마지막 ‘전화 외교’

건강을 이유로 갑작스레 퇴임을 발표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퇴임에 앞서 주요국과 정상 통화에 나선다.

산적한 외교 현안을 두고 주요국 정상과 마지막 대화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정작 과거사 문제 등으로 최악의 상황을 맞은 한국과의 관계 개선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31일 일본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잇따라 정상 통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주요국 정상과 마무리하지 못한 외교 현안을 논의하고 양국 간 협력을 재확인한다는 구상이다.

형식적으로 아베 총리의 퇴임 직전 인사 형식을 띠고 있지만, 최근 협상을 시작한 주일미군 방위비 분담 협정과 반(反)중 연대 참여 문제 등 미일 안보 현안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일본 측 외교 소식통은 “최근 호주 등과 함께 미국 주도의 안보 동맹 강화를 강조해온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 통화에서 해당 문제를 매듭지으려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 통화 역시 일본 측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진행 중러시아와의 영토 분쟁 협상이 아베 총리의 갑작스러운 퇴임으로 위기에 빠졌기 때문이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날 아베 총리의 정상 통화 계획을 보도하며 “퇴임 전 북방 4개 섬 문제를 비롯해 러일 평화 조약 협상 등의 문제를 다시 재확인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아베 총리가 퇴임을 앞두고 주변국과 마지막 정상 외교를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과거사 문제를 비롯해 갈등 관계가 첨예한 한국과는 대화에 인색한 모양새다. 당장 다른 주변국과 달리 한국과는 정상 통화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아직 일본 측으로부터 별다른 (통화) 제안이 온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그간 한일 양국 간 입장 탓에 정상 통화가 좀처럼 성사되지 못했다. 그런 영향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정부는 아베 총리의 후임에 따라 한일 관계에도 전환점이 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유오상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