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희망퇴직 신청 미미…재매각 난항

지난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이스타항공 노동자 700명 인력감축 계획 철회 촉구 기자회견'에서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700여명의 직원을 감축하기로 한 이스타항공이 희망퇴직 지원자를 진행했지만 신청비율이 계획의 절반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재매각 전제 조건인 인력감축이 난항이 예상된다. 매각 역시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31일 이스타항공 노동조합 관계자는 "지난 30일까지 전체 1136명 중 희망퇴직을 신청한 인원은 당초 감축안의 절반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경영진이 제시한 희망퇴직 신청 기간은 지난 28일부터 31일 정오까지다.

앞서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재매각을 추진하기 전 조직 슬림화와 비용 절감을 위해 약 700여명의 인력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부분 직원은 스스로 회사를 나가기를 거부한 셈이다.

이 관계자는 "직원들이 경영진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있는데다 보상도 거의 없는 상황이라 차라리 정리해고 되는 것이 체당금 등을 받는데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 측은 희망퇴직자에 대해서는 체불임금을 우선적으로 변제하고 통상임금 1개월 분의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경영이 정상화될 경우 이들을 우선 재고용한다는 합의서도 작성하기로 했다.

노조 측은 "통상임금 1개월분 역시 희망퇴직 신청 후 회사를 실제 나가는 날까지 월급을 체불임금에 그대로 추가하겠다는 얘기이고 재고용을 할 수 있는 경영 성과에 대한 기준도 회사가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희망퇴직 신청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이스타항공 재매각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진은 그동안의 회계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번주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투자 의향서를 발송할 계획이다. 이스타항공 측은 "대기업은 아니지만 이름을 들으면 알만한 기업 3~4곳이 투자 의향을 밝혔고 이 중에는 항공 관련 산업을 하는 곳도 있다"고 전했다. 대형 사모펀드 일부도 투자 의향을 밝혔다.

이들 투자자 대부분이 인력 구조조정 등 조직 슬림화를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나머지 인원 대부분을 정리해고로 내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대규모 해고를 할 경우 운항 재개를 위한 정부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노조 관계자는 "운항증명(AOC) 재발급을 위해서는 국토교통부 승인도 필요하고 200억원 가량 되는 초기 자금을 끌어모으는데 신용보증기금 등의 보증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로선 대규모로 인력을 자른 회사에 지원하기엔 부담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매수희망자가 있더라도 체불임금과 인력 감축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선뜻 인수를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결론이 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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