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 분노 지속, 여야 협조해야”…새 파트너 이낙연에 ‘협치’ 기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31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로 선출된 이낙연 신임 대표를 향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여야간 협조가 필요한 시기”라며 “새 지도부는 원만한 여야 관계를 이끌어나가는데 보다 노력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21대 국회 들어 원구성 협상, 법안 통과 등에서 176석의 압도적 과반을 확보한 민주당에 속수무책으로 밀렸던 만큼, 여야 관계를 ‘협치’에 초점을 맞춰 재설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지난 개원부터 시작해 여야간 대치가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새 집행부는 정기국회를 맞이해 여야간 협력이 원만하게 이뤄져 국민이 정치권에 안심할 수 있도록 하는 정치를 해달라”고 했다.

그는 “실질적으로 정부의 각종 정책 실패로 국민들은 분노의 경지에 도달했다”며 “특히, 부동산 정책 실패는 국민들에게 엄청난 분노를 촉발하고 있는데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다소 상수가 된 것 같이 느껴지지만 실제 분노라는 것은 아직도 지속적으로 있다는 것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과 이 대표는 지난 1980년대 당시 민정당 소속 국회의원과 취재기자로 만난 사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과 이 대표의 40년 인연이 여야 협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는 전날 김 위원장에 전화를 걸어 “김 위원장이 추진하는 통합당 쇄신에 동의한다. 도와드리겠다”고 인사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이 대표도 잘해달라”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실제 여야 협치에 대한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이낙연 신임 당대표는 선출 직후 “원칙을 지키면서도 야당에 양보할 건 양보하는 ‘원칙있는 협치’를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현안을 둘러싼 여야 입장차는 여전하다. 당장 내달 1일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 부동산 정책 논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립, 검찰 인사 등을 두고 여야 공방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발언에) 기대와 환영을 하면서도 한편으론 우려가 된다”며 “협치에 대한 이낙연 대표의 의지에도 현재 민주당이 처한 정치적 구조와 상황이 (협치를) 얼마나 실현 가능하게 할지 깊은 회의가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을 옹위하는 극렬 친문세력과 대통령 우위의 당청관계에서 이낙연 대표가 운신의 폭을 얼마나 가질지 우려된다”며 “문재인 대통령이나 민주당 전임 지도부처럼 말로만 협치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면 부동산 등 경제정책 실패, 검찰장악 등 국민저항이 센 사안에 대한 정책기조를 분명히 밝혀야 최소한의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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