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확진자 2만명 눈앞…위·중증 환자 2주새 6배 증가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산소치료 등이 필요한 위·중증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코로나19 고위험군인 고령자 및 기저질환자가 많아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현재의 의료체계가 감당하지 못할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위·중증 환자, 2주새 6배 증가=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31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48명(지역발생 238명, 해외 유입 10명)이 발생해 총 누적 확진자는 1만9947명이 됐다. 누적 확진자 2만명이 눈앞으로 왔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1명이 늘어 324명이 됐다.

이 중 위·중증으로 분류되는 환자는 79명이다. 하루 전에 70명에서 9명이 늘었다. 중증 환자는 스스로 호흡은 할 수 있지만 폐렴 등의 증상으로 산소 포화도가 떨어져 산소치료를 받는 등의 환자를 말한다. 위중 단계는 기계 호흡을 하거나 인공 심폐 장치인 에크모(ECMO)를 쓰는 환자를 말한다. 즉 위·중증 환자일수록 사망률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위·중증 환자 70명을 기준으로 “연령별로 보면 70명 중 60대 이상이 60명으로 85.7%를 차지하고 50대가 7명(10%), 40대가 3명(4.3%)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위·증중 환자 비율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주전인 지난 17일 위·중증 환자는 13명에 불과했지만 31일에는 6배가 넘는 79명으로 치솟았다.

이렇게 위·중증 환자 비율이 높아진 이유는 최근 신규 확진자 중 코로나19에 취약한 고령자와 만성질환자의 비중이 높아진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서울 사랑제일교회 및 다른 교회 관련 확진자와 광복절 집회 참가자, 노인복지시설·요양병원 확진자 중 상당수가 고령자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고령자일수록 각종 만성질환을 앓고 있을 확률이 높다.

▶사망자도 매일 발생…90% 이상이 기저질환자·60대 이상=이에 따라 코로나19 사망자도 늘고 있다. 31일까지 파악된 사망자는 총 324명인데 이들은 대부분 기저질환자로 파악됐다. 방대본은 “사망자의 97% 이상이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였다”며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이 93%로 대다수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사망자의 감염경로는 시설병원이 52.3%로 가장 많고, 이어서 신천지 대구교회 9.6%, 지역 집단발생 6.8%, 확진자 접촉 6.5% 등으로 나타났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최근 상태가 갑자기 악화해 사망하거나 사후에 검사했는데 양성으로 확인된 사례 보고가 증가하고 있어 큰 우려를 하고 있다”며 “지역감염이 상당수 있고 감시체계를 통해 진단되지 않은 사례들이 상당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고령자의 신속한 검사와 코로나19를 의심하는 부분들을 강화하고 홍보하는 게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감염경로 미확인 비율 21.5%…집계 후 최고치=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수 비율도 갈수록 커지는 점도 또 하나의 위험요인이다. 지난 17일부터 30일까지 새로 확진받은 4381명 가운데 21.5%에 해당하는 942명의 감염경로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감염경로가 불명확한 확진자 비율’을 위험도 평가 지표의 하나로 보고 방역 수위를 조절하고 있는데 21.5%는 지난 4월 집계치를 발표한 이후 최고치다.

정 본부장은 “현재 역학조사 역량에 대해서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며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는 확진자 수가 굉장히 많이 증가하고 있어 보건소에서 역학조사 지원팀을 더 강화하고 있으나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코로나19는 증상이 없는 감염자로부터 지역사회에서 은밀한 전파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고령자와 만성질환자가 많은 병원과 요양기관 등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접촉자와 무증상 감염자를 선제적으로 찾아내는 게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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