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못가고 대입 일정도 급변경…혼돈의 ‘2021 코로나 입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2021학년도 대학입학 전형에서 주요 대학의 논술·면접 일정과 실기 모집 인원이 변경됐다. 게다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독서실·학원이 31일부터 7일간 운영이 중지돼 수험생들은 “대입 일정 변동에 이어 공부 환경까지 오락가락하는 혼돈의 입시를 치르게 됐다”는 반응이다.

31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대교협 대학입학전형위원회는 코로나19 상황에 대응, 전체 대학 198곳 중 101곳의 대입 전형 시행계획 변경을 지난 30일 승인했다. 논술 고사 일정을 연기하거나 수험생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대학들이 면접·실기·논술 기간을 확대해 수험생을 분산한다고 대교협은 설명했다.

연세대는 수시 논술 일정을 애초 오는 10월 10일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일(12월 3일) 뒤인 12월 7∼8일로 미뤘다. 고려대는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면접 일정을 애초 오는 11월 21일 하루였으나, 같은 달 22일까지 연장했다.

이처럼 수험 기간 막판에 공부 환경과 대입 일정까지 변동되자 수험생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안양외고에 재학 중인 김모(18)양은 “코로나19로 논술전형·학생부종합전형 일정이 변경됐지만 원서 지원 전략도 혼자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주위 친구들도 자기소개서 첨삭 등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대면 상담도 어려워 다들 막막해 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공부 환경마저 적응해야 한다”며 “집보다는 독서실 공부 환경을 선호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심해져 집에서 공부하게 됐다. 방해 요소들이 많아 집중력도 떨어지고 나태해진다”고 토로했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고3 안모(18)양 역시 “학습 환경이 오락가락하니 난감하다”며 “비대면 수업을 할 때는 학기 초였지만 지금은 수능 100일도 안 남은 시점이다. 학습 환경이 자주 바뀌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서 오후 2시 반에 단축 수업을 마치면 학원에 갔다가 밤늦게까지 독서실이나 카페에서 공부하는 일상이 깨졌다”며 “의지와 정신력 싸움이지만 혼란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고3 학부모 최모(48)씨도 “코로나19 때문에 학습 환경도 수시로 바뀌고 올해 대입은 포기 상태다”며 “몇몇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고1·2처럼 아예 등교를 하지 말자고 주장하지만 차라리 학교에서 빈 교실을 활용해 한 반에 10명씩 자습시키는 것이 학업 분위기 조성과 안전을 위해 나을 것 같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대교협 발표에 따르면 실기 고사 종목을 축소한 대학도 24곳이나 돼 체대 입시생들도 갈팡질팡하고 있다. 성균관대는 수시 예체능 특기 우수자 전형에서 실기 종목 중 하나인 오래달리기를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 실기 고사 대상 인원을 축소한 곳도 13곳에 달했다.

올해 재수를 하는 체대 준비생 김모(19)군은 “걱정했던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며 “바뀐 실기 전형에 따라 실기 고사와 정시 비중을 다시 고려해 전략을 짜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실기 학원과 독학 재수 학원을 다니고 있는데 당분간 집에서 흐트러지지 않고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면서도 “마스크를 쓴 상태로 운동하는 것도 불편하지만 역시 마스크를 쓰고 수능을 봐야 하는 게 가장 마음에 걸린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12월 5일 성균관대·경희대 논술, 12월 6일 서강대·한양대·경희대 논술, 12월 7일과 8일 연세대 인문과 자연 논술 등 일정으로 수험생들이 최대 시험을 볼 수 있는 대학은 수능직후 4일 동안 5개 대학이나 된다”며 “올해 논술 전형에서는 짧은 기간동안 여러 대학을 동시에 봐야 하는 부담감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주간 고3 학생들이 개학 이후 학습 환경에 적응했는데 이번주부터 다시 새로운 공부 환경에 적응해야 하니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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