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 ‘대장금’ 감초역 배우 신국 추모 물결

“처음에는 병인지 모르고 발음이 어색해 야단을 쳤는데…. 고인은 선량하게 생겨 악역을 줄 수가 없었다. 그동안 많은 드라마에서 보여준 그의 연기를 잊을 수가 없다.”

지난 29일 지병으로 별세한 중견배우 신국(73)에 대해 ‘사극전문 PD’ 이병훈(76) PD는 이렇게 회고 했다.

1969년 MBC 공채 탤런트 4기로 데뷔한 고인은 드라마 ‘전원일기’(1980), ‘원미동 사람들’(1988) ‘허준’(1999) ‘대장금’(2003) ‘서동요’(2005) ‘이산’(2007) ‘마의’(2012) ‘옥중화’(2016) 등 다수의 드라마에 조연으로 출연했다.

특히 고인은 ‘대장금’에서 내관 역할을 맡아 장금이(이영애)를 도와 주는 역할로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에도 사극에서도 관리자나 책임자 역으로 정책을 제안하고 부하에게 업무에 대해 설명하고 지시하는 선한 역할을 주로 맡았다.

고인은 그의 성실한 연기 자세를 높이 산 이 PD의 작품에 거의 다 출연해 ‘이병훈 PD의 페르소나’로 불렸다. 이 같이 가까운 관계다 보니 이 PD는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던 고인의 투병사를 자세히 알고 있었다.

서울예술대학 재학시절부터 연극무대에 섰던 고인은 2007년께부터 입 근육이 부자연스러워지면서 발음이 잘 안나오게 되는 증상이 생겼다고 한다. 배우에게는 매우 큰 고민이었다. 2012년 ‘마의’를 찍을 때는 발음이 좀 더 안 좋아져 수 차례 NG를 냈고, 2016년 ‘옥중화’ 때에는 발음이 어색한 정도가 더욱 심해져 중도 하차할 수 밖에 없었다. 이후 고인은 음식을 먹는 게 불편해지면서 2017년쯤에야 한양대 병원에서 루게릭병(근육이 경직되거나 위축되어 마비되는 질병)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온라인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으며, 신국이 출연했던 작품들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서병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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