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 빨간불’ 우회전車 먼저? 사람 먼저?…‘보행자우선출발신호 체계’ 도입

경기 군포시가 지난해 10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지역 내 한 교차로의 보행자 우선 출발신호 체계. 비보호 차량 신호에 앞서 횡단보도 신호가 먼저 들어오고 있다. [군포시 제공]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교차로에서 좌·우회전하는 차량에 의한 보행사고가 끊이질 않는 가운데 경찰청이 교차로에서 좌·우회전 하는 차량에 의한 보행자 사고를 막기 위해 ‘보행자우선출발신호 체계(LPI)’를 오는 12월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보행자우선출발신호는 보행자 신호를 차량 신호보다 4~7초 정도 먼저 켜지게 해 비보호 차량이나 우회전 차량에 앞서 보행자가 통행할 수 있도록 하는 신호 운영 방식이다.

1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도로교통공단과 함께 ‘교통신호기 설치·관리 매뉴얼’에 보행자우선출발신호 체계를 마련하는 근거 조항을 넣는 작업을 진행 중으로,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다. 매뉴얼 관리지원을 맡은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12월 초 개정 매뉴얼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차량 신호등이 적색일 때에도 우회전이 허용되고 있어 우회전 차량에 의한 보행자 사고가 잦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4~2018년 교차로에서 좌·우회전하는 차량에 의한 보행자 교통사고가 연평균 7710건이 발생했다. 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도 지난해 9월 발표한 ‘우회전 통행 방법 개선 연구’를 통해 2012∼2016년 국내 신호 교차로에서 발생한 보행사고 중 17.3%(5753건)가 우회전 차량에 의해 일어났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청은 보행자우선출발신호 체계 도입으로 교차로에서 교통사고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뉴욕 교통국이 2003∼2011년 보행자우선출발신호체계를 운영한 104개 교차로에 대해 운영 전·후의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전체 사망·중증 부상자는 37% 감소했다. 좌회전 차량에 의한 부상자 수는 14%, 사망·중증 부상자는 5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에서는 2017년 11월 기준으로 전체 교차로 1만1650곳 중 약 20%에 해당하는 2381곳에서 보행자우선출발신호체계를 운영 중이다.

교차로 보행자 사고를 줄이기 위해 일부 지자체는 자체적으로 보행자우선출발신호체계를 도입, 시행하고 있다. 경찰청의 매뉴얼 개정으로 서울 일부 지역 등에서 시행되는 보행자우선출발신호체계는 전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경기 고양시는 지난해 10월부터, 경기 군포시는 올해 1월부터 지역 내 일부 교차로에 보행자우선출발신호체계를 적용, 시범 운영중이다. 경남 창원시는 이달부터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보행자우선출발신호체계가 교통신호기 설치 관리 매뉴얼에 포함되면서 전국으로 확산돼 교차로 보행자 교통사고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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