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업 아직도 심사 중?’…서울시 투자사업 중앙심사 6년 간 11배 급증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서울수복기념관〈조감도〉에는 국비가 들어가지 않는다.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한국전쟁의 국면을 전환시킨 ‘9·28 서울 수복’을 기념하기 위해 서울시가 건립을 추진하는 ‘서울수복기념관’은 당초 시 계획대로라면 내년 초에 첫 삽을 떠야한다. 하지만 지난 7월께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중앙투자심사에서 퇴짜를 맞았다. 지방재정법 상 사업비 40억 원 이상의 지방투자사업은 행정안전부의 심사를 받아야한다. 행안부는 시가 제출한 ‘기본구상 및 타당상 용역 ’보고서 내 수요조사의 불충분을 ‘재검토’ 사유로 들었다. 시는 내년 초에 중앙투자심사 의뢰를 다시 할 예정이다. 그 바람에 사업 일정이 1년씩 순연돼 2024년 9월 준공으로 미뤄졌다. 그런데 이 사업은 시비 134억 원, 동작구의 예산 29억 원이 들어가며 국비는 한 푼도 들어가지 않는다.

이처럼 국비를 지원하지 않는 지방재정사업이 중앙투자심사를 받는 건 지자체의 무분별한 예산집행을 막고 지방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2013년 법개정을 통해 중앙의뢰심사 대상은 ‘50억 원 이상~300억 원 미만’에서 ‘40억 원 이상 ~100억 원 미만’으로 확대됐다.

서울시의 예산 규모가 커지면서 중앙투자심사 의뢰 대상 사업도 지속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서울연구원 분석을 보면 시와 자치구가 신청한 중앙투자심사 의뢰 건수는 2013년 5건에 불과했으나, 2019년에 58건으로 11배로 급증했다. 7년 간 모두 194건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증가폭은 지자체 평균 증가세 1.7배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중앙 의뢰심사 사업이 가장 많은 경기도의 경우 2배 증가한 수준이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조건부 추진 결과를 받은 통과 사업은 145건, 철회된 미통과 사업은 49건으로 통과율은 75% 수준이다. 통과율은 2015년 46%에 불과했으나, 2016년에 61%로 높아졌으며 이후 3년 간은 81%, 85%, 88% 등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7년간 대상 사업의 총 사업비는 18조 39억 원 규모로 연 평균 2조 5720억 원 수준이다. 투자 심사 1건 당 평균은 928억 원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8조 111억원으로 역대 최대였으며, 2018년(3조6385억 원) 등 예년 수준을 배 이상 뛰어넘었다.

재원을 보면 국비 포함 사업이 60.8%(118건), 국비를 포함하지 않은 사업이 76건(39.2%)으로 국비 포함 사업이 절반을 넘었다. 하지만 총 사업비에서 국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으로 낮았다.

또한 총 사업비 500억 원 이상의 투자사업을 중앙 지정 전문기관으로부터 받는 타당성 조사의 경우 서울시는 2015~2019년에 총 57건을 의뢰해, 이 중 실제 타당성 조사가 이뤄진 것은 28건으로 절반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그 중 타당성 조사가 완료된 건 24건이며, 경제성분석 결과가 제시된 건 15건이다. 의뢰건수의 전체 사업비는 13조 1902억 원 규모이며, 조사 시행 건은 6조 193억 원이다. 시행 건 당 사업비는 평균 2150억 원 수준이다.

경제성분석 결과가 제시된 15건의 평균 B/C(비용-편익분석)은 0.72이었다. 0.5도 되지 않는 건이 4건, 0.5~0.7 미만이 2건, 0.7~1.0 미만 7건 등이며, 경제성이 좋다고 보는 기준인 1.0 이상은 2건에 그쳤다.

서울시 자체 심사 실적도 증가 추세다. 2013년 127건에서 2019년 237건으로 6년 만에 약 2배로 늘었다. 이 기간 전체 1326건, 사업비로는 약 41조 원 규모다. 연 평균 5조 8413억 원, 1건 당 약 313억 원이다. 투자 심사 결과 적정 및 조건부 추진 등 통과건은 920건, 통과율은 69.3%였다.

서울시의 중앙 의뢰 심사가 늘면서 투자 사업 일정이 지연되고, 심사 재의뢰에 따른 업무 가중 등 공공 투자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연구원은 “중앙 의뢰심사 비중을 높인 사유가 재정여건이 부실한 지자체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임을 고려하면 재정자주도 가장 높은 서울시가 기준 변경을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또한 “심사제도의 가장 큰 모순은 지자체 예산의 대부분 또는 전부인 사업이나 국가재정 부담이 전혀 없는 민간투자사업까지 중앙 의뢰심사 대상인 점”이라고 지적하고, 지자체 재정자율성과 책임성 약화, 타당성조사의 중복성 등의 노정된 문제점을 개선해야한다고 주장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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