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천지’ 시카고…주말 총격으로 경찰·소년 등 55명 사상

시카고 경찰관들이 일요일인 30일(현지시간) 시카고 사우스사이드 외곽의 총격 사망 현장을 살피고 있다. [AP]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미국 시카고가 ‘무법천지’로 돌변하고 있다. ‘총격 도시’ 오명을 쓰고 있는 시카고에서 주말사이 50여 건의 총격 사건이 벌어져 최소 10명이 사망하는 등 모두 5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31일(현지시간) 시카고 현지 언론에 따르면 금요일인 28일 밤부터 30일까지 시카고에서 최소 55명이 총에 맞았고 이 중 10명이 목숨을 잃었다.

8월 마지막 주말이 총성으로 얼룩진 셈이다. 총격 피해자는 10대부터 60대까지 분포돼 있다.

지역적으로는 흑인 다수 거주지역인 도시 남부와 히스패닉계 다수 거주지역인 도시 서부 우범지대에 집중됐으나, ‘치안 안전지대’로 분류되는 도심 인근과 북서부에서도 각 2건의 총기 사건이 발생했다.

부상자 중에는 불법 총기 소지 혐의를 받는 용의자(19)를 상대로 불심검문을 벌이려다 용의자가 쏜 총에 맞은 2명의 경찰관이 포함됐다.

남부 모건파크의 한 팬케이크 식당 야외좌석에 앉아있던 5명이 지나가던 차량에서 날아온 총에 맞아 1명이 숨지기도 했다.

30일 밤 8시 20분께는 남부의 우범지대 우드론에서 길가에 서 있던 15세 소년이 지나가는 차량에서 날아온 총에 맞기도 했다.

제한된 지역에서 총격이 빈발하지만, 대부분 사건의 용의자는 잡히지 않았다.

이 와중에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58·민주당)은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의 위협을 이유로 최근 자택 인근에 100여명의 경찰을 배치해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한 주민은 주말 총기사건 기사에 댓글을 달아 “총기폭력으로 온 도시가 잠 못 든 주말, 라이트풋 시장은 100여명의 경찰관이 지키는 집 안에서 편안히 잠 잘 수 있었을까”라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시카고 시는 텍사스주 댈러스 경찰청장을 지낸 데이비드 브라운(59)을 지난 4월 새 경찰 수장으로 임명하고 치안 개선을 약속했으나, 이렇다 할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시카고 폭력 실태에 대해 일부는 ‘뿌리 깊은 범죄조직 문화’에 화살을 돌리고 있으나, 또 다른 일부는 ‘인종별 거주지 분리와 극심한 빈부 격차, 정치인들의 무관심’을 더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시카고에서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최소 2802명이 총에 맞아 472명이 숨지고 2330명이 부상했다. 총기 외 폭력을 포함하면 살인사건 피해자는 515명에 달한다.

시카고 트리뷴은 “시카고 폭력 범죄 실태가 수십 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던 2016년 수준”이라고 전했다. 2016년 한 해 동안 시카고에서 780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했고, 이는 1996년 796건 이후 최고치였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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