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수의 시승기] SUV 장점 흡수한 ‘국가대표 아빠차’, 기아차 4세대 카니발

기아차 4세대 카니발. [기아차 제공]

6년 만에 새롭게 돌아온 4세대 카니발의 장점은 SUV(스포츠유틸리티차)의 장점을 흡수한 뛰어난 상품성이다. 특히 감각적인 디자인과 독보적인 공간 활용성은 ‘차세대 미니밴’의 방향성을 정립했다고 표현할 수 있었다.

시각적인 변화가 가장 크다. 우선 정면에서 바라본 카니발의 인상은 기아차가 SUV를 통해 보여줬던 디자인 철학이 진하다.

입체적으로 설계된 심포닉 아키텍처 라디에이터 그릴은 실제로 볼 때 더 고급스러웠다. 양쪽으로 이어지는 주간주행등(DRL)과 LED 헤드램프는 비교적 적은 면적으로 세련미를 풍긴다.

옆으로 시선을 옮겨야 비로소 미니밴의 웅장한 크기를 확인할 수 있다. C필러의 입체 패턴 크롬 가니쉬가 이전 세대와 차별화된 정체성을 보여준다. 후면은 가로로 이어진 후미등과 크롬 장식으로 구성해 차체를 더 크게 보이는 효과를 줬다.

첨단기술로 덧칠한 실내도 SUV 공식을 따랐다. 기아차 신차에 적용된 디스플레이가 눈에 들어온다. 12.3인치 풀 디지털 계기판부터 내비게이션으로 이어지는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세단과 SUV보다 긴 대시보드를 장식했다. 센터페시아의 각종 버튼들은 터치 방식으로 변경됐다.

실내 공간은 나무랄데가 없다. 센터 콘솔에서 이어지는 2열 전용 2단 서랍이 풍성한 수납공간을 제공하고, 2·3열 별도 송풍구와 USB 단자 등에선 배려까지 느껴진다.

가족형 미니밴이지만, 1열은 최첨단 느낌이 강하다. 풀디지털 클러스터와 와이드 내비게이션으로 이어지는 모니터부에 이어 다이얼식 기어노브와 터치형 버튼 구성이 인상적이다. [정찬수 기자]
스마트스트림 D2.2 엔진은 202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일상주행에선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다만 고 RPM에 따른 소음이 다소 실내로 유입된다. 스포츠 모드에서 차별성이 없다는 점도 아쉽다. [정찬수 기자]

2열 시트는 앞뒤좌우로 움직인다. 또 리무진처럼 젖혀진다. 기아차는 이를 ‘릴렉션 시트’라고 부른다. 무중력 공간에 떠 있는 듯한 자세로 장시간 여행에서 불편함을 잊게 한다는 이유다. 앞좌석을 양보해야 넉넉해지는 3열 이하 공간 구성은 여전하다.

3열 시트는 손쉽게 좌석 하단으로 들어간다. 적재와 승객 어디에 무게를 둘 지를 자유롭게 택할 수 있다. 트렁크 양쪽 차체부에 수납공간을 추가해 캠핑이나 차박(車泊)에 유리하다. 1열과 2열 각각 분리된 썬루프는 개방감과 효율성을 동시에 잡았다.

스마트 파워 슬라이딩 도어의 완성도도 높다. 부드럽게 열리고 단단하게 닫힌다. 안전 하차 보조와 승하차 스팟램프까지 적용해 승객의 편의를 배려했다. 자동 닫힘 기능은 운전석 왼쪽 아래 버튼으로도 가능하다.

시승한 모델엔 스마트스트림 D2.2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다. 최고출력 202마력에 최대토크 45.0㎏f·m의 제원을 갖는다. 복합연비는 9인승 기준 13.1㎞·ℓ다. 실제 71.2㎞를 주행한 이후 계기판에 측정된 연비도 비슷한 수치였다.

디젤 엔진의 특성상 공회전 때 소음과 진동은 나즈막하게 실내로 유입된다. 풍절음은 대략 110㎞·h부터, 하부소음은 90㎞·h부터 감지된다. 거북한 수준은 아니다. RPM에 따른 엔진음이 풍절음과 하부 소음보다 두드러지는 탓이다. 디젤 엔진의 가느다란 투덜거림에 민감하다면 가솔린 모델을 택하는 것이 좋다.

힘은 넘치지 않고 적당한 수준이다. 폭발력은 없지만, 실영역에서 꾸준하게 속도를 올린다. 힘에 부치는 엔진음을 내면서도 원하는 속도까지 빠른 시간에 다다랐다. 컴포트 모드와 스포츠 모드의 체감이 다르지 않다는 점이 아쉽다.

2열 시트는 리무진처럼 틸드가 되는 데다 종아리까지 안정적으로 받쳐줘 장거리 주행에 적합하다. 버튼과 레버를 통해 앞뒤좌우로 이동할 수 있어 다양하게 공간을 구성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 [정찬수 기자]
3열 좌석을 하단으로 수납하면 광활한 적재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풀플랫으로 차박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족형 모델의 목적성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정찬수 기자]

전방 시야는 넓다. 높은 시트 포지션 덕분이다. 좌우측 유리로 마감된 A필러 부분도 영향이 크다. 승차감은 저속에서 부드럽고 고속에서 단단하다.

HUD(헤드업디스플레이)의 부재는 아쉽지만,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기능은 충실하게 제 역할을 했다. 360도 어라운드 뷰와 후측방 모니터에 대한 신뢰도 높았다.

크렐(KRELL) 사운드 시스템은 무난했다. 다채널 스피커의 공간감은 넓은 공간을 입체적으로 구분짓지 않고 한 덩어리로 소리를 낸다. 고음과 중역대도 견고하진 않다.

4세대 카니발의 트림은 프레스티지, 노블레스, 시그니처로 나뉜다. 디젤 기준 프레스티지 시작가는 3280만원(9인승)이다. 1열 도어 이중접합 차음 글라스와 1열 파워시트, 하이패스 등은 662만원 높은 노블레스(7인승)부터 기본으로 적용된다.

4세대 카니발을 추천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분명한 목적과 가성비다. 각종 편의사양을 적용하고, 디자인과 공간 구성을 달리해 상품성은 더할 나위 없이 높아졌다. 가격대별로 원하는 옵션을 넣고 뺄 수 있다는 점도 좋다. 영업일 기준 14일 동안 3만2000대가 계약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도심과 고속도로를 주행한 이후 측정된 연비는 13.1㎞/ℓ. 기아차가 밝힌 복합연비에 닥 들어맞는다. 연비 주행을 돕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의 완성도를 비롯해 진동을 최대한 억제한 승차감도 무난한 수준이다. [정찬수 기자]
SUV의 장점과 미니밴의 공간 활용성을 감안하면 카니발의 상품성은 높다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캠핑이나 차박을 좋아한다면 최고의 가성비로 높은 만족도를 보장하는 모델이다. [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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