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 “단 1명의 의료인 처벌도 원치 않아”…전공의·전임의 연대 “정부가 원점 재논의 ‘명문화’하면 복귀”

[헤럴드경제=김태열·손인규 기자] 정부가 의사국가시험(국시)을 일주일 순연하면서 의료계와의 대화 가능성에 물꼬가 트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은 단체행동은 계속하면서도 정부가 정책을 철회하고 원점에서 재논의하는 내용을 ‘명문화’하면 복귀하겠다며 재차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단 1명의 의료인 처벌도 원치않아”…대화 물꼬 트이나=정세균 국무총리는 1일 의료계 파업과 관련해 “정부는 단 한 명의 의료인도 처벌을 받는 일을 원하지 않는다”며 대화 의지를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출입기자들과의 차담회에서 “정부는 법과 질서를 수호할 기본 책무가 있지만, 정부의 권능이 크게 손상되지 않는 한 유연한 자세로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며 의료계와의 대화·소통 가능성을 열어 놨다.

정 총리는 또 ‘전공의에 대한 고발 철회가 있을 수 있나’라는 질문에는 “‘한 사람의 의료인도 희생되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는 말에 담긴 함축적 의미를 받아들여 달라”고 답했다.

그동안 강조해온 엄정한 공권력 집행에서 한발짝 물러나 대화와 협상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정부는 전날 의사 국가시험을 1주일 연기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젊은의사 비대위 출범…“원점 재검토” 요구= 전공의 등 의료계는 강한 연대를 형성하며 정부를 재차 압박하고 나섰다. 대전협은 이와 관련, 전공의와 전임의, 의대생들이 연대하는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이들 협의체에서 정부에 대응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정부와의 접촉 창구는 대한의사협회 주도의 범의료계투쟁위원회로 단일화할 방침이다.

대전협 비대위 등 젊은의사 비대위는 이날 의·정 합의문에 ‘원점 재논의’가 반드시 명문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육성 등에 관해 문서에 명시해 ‘명문화’해 달라는 것이다.

박지현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전문가 의견을 듣고 지킬 것이라는 문서가 필요하다”며 “(정부를) 믿고 현장으로 돌아가 환자를 보기 위한 약속이 필요하고, 이런 일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합의문에는 네 가지 정책 철회와 원점 재논의뿐만 아니라 전공의 고발, 의대생 국시 문제도 언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의대 교수들 “전공의·전임의 단체행동 지지”= 이런 가운데 의대교수들은 잇달아 지지성명을 내며 전공의와 전임의의 단체행동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23명의 외과 교수가 참여한 회의에서 정부가 전공의에 내린 업무개시명령에 항의하고 정책 재논의를 촉구하며 9월 7일 하루 동안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는 교수급 의료진으로는 첫 단체행동이다.

서울성모병원 외과 교수들은 “우리 의국 교수들은 전공의와 전임의의 행동을 지지하고 그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첫 번째 단체행동에 나선다”며 “향후 정부의 반응과 파업 지속 여부에 따라 지침을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톨릭중앙의료원도 산하 8개 병원의 공동 성명을 통해 전공의와 전임의를 지지하기로 했다.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들도 지난달 31일 ‘사직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방대 의대 교수들의 릴레이 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충북대·전북대·전남대·부산대의대 교수들은 성명을 통해 “제자들의 뜻을 지지한다”며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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