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제주엔 관광객이 버린 마스크 ‘수북’…“귀걸이라도 잘라 버리세요”

지난달 29일 시민단체 세이브제주바다가 제주 제주시 김녕성세기해변에서 수거한 폐마스크. 같은 날 이뤄진 ‘비치 클린 활동’ 2시간 만에 마스크 수십 장이 발견됐다. [세이브제주바다 제공]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여행 명소인 제주 해변이 버려진 마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됐지만, 여행객이 부주의로 사용하고 무심코 버린 마스크가 해양 쓰레기로 전락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 8월 광복절 연휴 전후로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늘면서 버려진 마스크도 늘었다.

1일 제주도와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13일까지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은 외국인 2840명을 포함해 54만 6113명으로 순수 내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2.4% 증가했다.

올해 들어 내국인 관광객이 증가세를 보인 것은 지난 1월 이후 7개월 만이다. 덩달아 관광객이 관광지나 제주 해변에 버리고 간 마스크도 늘었다.

해변을 따라 해양 쓰레기를 수거하는 시민단체 세이브제주바다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8월 관광객이 늘면서 제주 해변에서 마스크가 쓰레기로 발견되고 있다"며 “비치 클린 활동 몇 시간 만에 마스크 수십 장을 줍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제주시 김녕성세기해변에서 2시간 만에 수거한 마스크만 해도 40장이 족히 넘는다.

한주영 세이브제주바다 대표도 “주말에 협재·함덕 등 인파가 몰리는 해수욕장에서도 1시간이면 버려진 마스크 수십장은 기본으로 발견한다. 실수로 마스크를 떨어뜨리고도 줍지 않고 방치하는 사례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감염 위험 때문에 비치 클린 봉사활동을 제대로 진행할 수 없어 사람이 없는 새벽에 나와 마스크 등 쓰레기를 수거한다”고 덧붙였다.

세이브제주바다 운영진인 박순선(38)씨 역시 “관광객이나 도민 할 것 없이 (우리가)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면 마스크나 담배꽁초를 옆에 버리고 가는 경우도 있다”며 “특히 관광객이 물놀이를 하기 위해 돗자리에 벗어둔 마스크가 날아가서 해양 쓰레기가 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최근 제주도를 방문한 일부 관광객 역시 마스크 쓰레기 문제를 지적했다. 지난달 22일 서귀포시 황우치해안을 방문한 관광객 홍모(25)씨는 “제주 해변에 대규모 리조트들과 카페들이 들어섰는데 사람들이 카페에 있다가 자연스럽게 해변으로 가면서 커피를 마시다가 벗은 마스크를 모래사장에 버린다”며 “바이러스가 묻어 있을지 모르는 마스크를 마구잡이로 버리는 데 대한 죄책감이 없어서 문제다”고 꼬집었다.

해변에 버려진 마스크는 귀걸이 부분이 해양생물의 몸에 걸려 질식을 유발하거나 이동에 장애를 주는 등 위협이 된다. 아울러 폐마스크가 바다로 유입됐을 때 미세 플라스틱이 되면서 부서지고, 이를 해양생물이 섭취할 수도 있다. 마스크 착용만큼 올바른 폐기가 강조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배재근 서울과기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마스크의 주된 소재는 폴리프로필렌, 즉 플라스틱”이라며 “마스크가 해양 생태계로 유입될 경우 미세 플라스틱으로 붕괴돼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먹이 사슬을 통해 인간한테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스크는 바이러스가 묻어 재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분리 배출해야 한다”며 “제주도는 생활폐기물 소각장이 완비돼 있는 만큼 시민들은 마스크를 종량제 봉투에 버려 처리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상에서는 ‘마스크 귀걸이 자르기’ 캠페인도 확산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 관계자들이 마스크 귀걸이에 양발이 묶여 날지 못하고 바닥만 서성이는 갈매기를 구조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속되고 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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