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새 참모, 스웨덴식 집단면역 전략 밀어붙여”

스콧 아틀라스 미국 백악관의 신임 팬데믹 고문이 3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의 한 대학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집단면역(herd immunity·상당수가 서서히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회 전체적으로 전염병에 대한 면역력을 확보하는 방식)’ 전략 채택을 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31일(현지시간) 전·현직 관료 등 5명의 소식통을 인용, 8월 초 백악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고문으로 합류한 스콧 아틀라스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선임연구원(신경방사선학자)이 스웨덴식 집단면역을 미국이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각종 제한조처를 풀어 건강한 사람은 면역력이 생기도록 하자는 것이다. 스웨덴은 이 방식을 채택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하지만 느슨한 방역 탓에 세계 최고 수준의 감염·치명률을 기록해 뜨거운 논란 속에 많은 비판을 받았다.

백악관 안에서 집단면역을 논의하는 걸 두고 행정부 안팎 전문가는 수천만명의 목숨이 위태로워질 전략이라는 점에서 우려하고 있다.

201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로머 뉴욕대 교수는 “행정부가 이런 주장을 하면 몇가지 매우 심각한 장애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한가지는 수많은 사람이 죽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WP는 아틀라스 고문이 전염병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팬데믹을 지나쳐 경제가 작동하길 원한다는 점에 부합하는 정책을 옹호함으로써 백악관 안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한다.

아틀라스 고문은 지난 7월 폭스뉴스에 나와 “젊고 건강한 사람이 병에 걸리면 문제가 없다”며 “사람들이 이걸 인식하는 게 왜 그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확진자 수가 늘면 더 빨리 집단면역으로 갈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취약 고령층만 보호하면 사망자가 더 나오지 않을 거라면서다. 65세 이하에서도 사망자가 많다는 전문가의 주장과 배치하는 것이다.

아틀라스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거의 매일 만난다고 한다. 발병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조율하는 걸로 백악관 안에선 보고 있다고 WP는 3명의 행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집단면역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최근 끝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다. 그는 “고령층 등 고위험군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저위험군은 안전하게 생업과 학교에 복귀토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WP는 썼다.

아틀라스 고문과 백악관은 이런 보도에 펄쩍 뛰었다. 아틀라스 고문은 인터뷰는 거절한 채 백악관을 통해 낸 성명에서 “집단면역을 달성하겠다는 대통령이나 행정부의 정책은 없다”며 “내가 그런 정책을 대통령 혹은 다른 사람에게 권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앨리사 파라 백악관 전략소통국장도 팬데믹과 전쟁에서 전략변경은 없다고 했다. 그는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러스 퇴치에 관해 치료법, 궁극적으론 백신에 완전히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초고속 작전’ 하에 기록적인 시간에 안전한 백신을 도입해 약을 통해 바이러스를 종식시킨다는 게 최우선 관심사”라고 강조했다.

실시간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누적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620만5000여명, 18만7600여명으로 모두 세계 1위다.

hongi@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