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롯데·삼성…‘총수 타깃’ 수사 장기화 반복

2년에 걸친 삼성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계기로 ‘총수 구속’을 전제로 하는 검찰의 기업 수사 관행에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역대 검찰총장들은 ‘환부만 도려내는 빠른 수사’를 강조하고 있지만, 수사팀이 총수에 대한 ‘타깃수사’를 고집하면서 수사가 장기화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포스코 8개월, 롯데 4개월…수사 장기화 반복=검찰이 ‘윗선’ 수사를 위해 수사를 장기화한 대표적 사례는 2015년 포스코 수사와 2016년 롯데그룹 수사를 꼽을 수 있다. 포스코 사건에서는 정준양 회장을 배임 혐의로, 롯데 사건에서는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를 탈세 혐의로 기소했지만 결국 유죄판결을 받는 데는 실패했다. 포스코 수사는 8개월, 롯데는 4개월에 걸쳐 전방위 수사가 이뤄졌다.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결과물이다.

롯데 사건은 검찰이 가장 최근에 벌인 기업 전방위 수사로 꼽힌다. 2016년 6월 시작된 롯데그룹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 첨단범죄수사1부와 특수4부 등 2개 부서가 투입된 대형 수사였다. 수사 초반 검찰은 ▷비자금 조성(횡령) ▷계열사 간 부당거래(횡령·배임) ▷총수 일가의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배임 등 3가지를 기본 혐의로 잡았다. 특히 정책본부에서 거액의 뭉칫돈이 발견되면서 손쉽게 신격호-신동빈 오너 일가 부자를 겨냥하는 듯 했지만, 롯데케미칼 부당거래 등 주요 혐의에 개입했다는 물증을 찾지 못했다. 결국 검찰은 착수 4개월여 만에 신동빈 회장을 불구속 상태로 기소하며 수사를 마무리했다.

그 전해 이뤄진 포스코 수사 역시 정준양 회장에 대한 타깃 수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당초 포스코건설 비자금 수사를 활로로 삼았던 검찰은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에 대해 100억 원대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2차례 영장이 기각되면서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을 압박하는 데 실패했다.

▶‘오너 집착’ 수사 장기화 관행 근절해야…대책은=대형 로펌 출신의 한 중견 변호사는 “기업은 검찰이 수사를 확대할 경우 제대로 업무를 못해 압박을 느끼게 돼 있다”며 “혐의입증에 자신이 있다면 범죄인지서를 볼 수 있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원래 검찰이 목표로 삼았던 혐의가 공개되면 무리하게 수사가 확대되는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다른 법원장 출신의 변호사는 “일본은 기소중지를 하기도 한다”며 “이재용 부회장 정도 되는 인사가 기소되면 일주일에 한두번은 재판을 받을텐데, 그렇게 되면 아무것도 못한다. 공범을 먼저 기소하고, 혐의가 밝혀지면 그 때 가서 기소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좌영길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