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선임병들 6개월간 후임 상습적 가혹행위…해병대 개혁 필요성 제기

해병대 장병들이 수해지역에서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해병대 선임병들이 후임 상병 1명을 상대로 6개월간 상습적으로 가혹행위를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타 부대보다 군기가 엄격한 해병대 부대라는 환경이 이런 결과를 초래했는지, 이번 사건과 관계된 특정 병사의 문제인지는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해당 사건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수개월간 지속됐다는 점에서 구조적 문제 해결 필요성이 제기된다.

해병대는 이 주장에 대해 “지난 8월 21일 가해자 중 병장 2명과 상병 1명을 강제추행 및 폭행 등 혐의로 구속수사하고 있으며, 전역자 1명은 관할 경찰서에 사건을 오늘 이첩했다”고 1일 밝혔다.

해병대는 “이번 사건을 7월부터 수사하고 있다”며 “또한 이번 사건 관련 8월 한 달을 특별부대진단 기간으로 설정해 점검을 실시하고 조치 중”이라고 설명했다.

해병대는 “피해자는 1명이며 계급은 상병”이라며 “이번 사건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법과 절차에 따라 철저히 조사해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해병대는 “향후 부대 내 가혹행위, 병영 악습, 성폭력 위반 등 부대관리 전반에 대해 면밀히 점검해 병영문화 쇄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군인권센터는 이날 해병대의 한 중대에서 선임병들이 후임병 1명을 상대로 6개월간 상습적으로 성희롱·성추행·폭행 등 가혹행위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1일 입장문을 통해 “해병1사단에서 상병 1명과 병장 3명이 종일 성고문에 가까운 수준으로 후임병을 괴롭혔다”며 “이는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간 하루도 빠짐없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센터에 따르면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A병장은 현재 전역한 상태로, 지난해 12월 당시 파견지에서 본대로 복귀하는 버스 안에서 피해자가 자신의 허락 없이 창문을 닫았다며 30여분에 걸쳐 뒤통수를 수십대 가격한 것을 시작으로 피해자에게 자신의 성기를 보여주며 얼굴에 들이대는 등 성적인 괴롭힘을 지속했다.

또 A병장은 전역을 앞두고 자신의 후임인 B상병에게 피해자를 인계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진술에 따르면, B상병은 하루 10번 이상 ‘담배를 피우러 가자’면서 피해자의 신체 부위를 만지고 폭행했으며, 생활반에서 피해자를 대상으로 성행위를 하는 시늉을 하고, 샤워실에서 피해자에게 소변을 보는 등 가혹행위를 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선임병들이 자신의 몸에 손을 댈 때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도록 강제당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센터는 “A병장이 전역한 뒤 피해자는 매일 아침점호부터 소등 이후까지 생활반 및 건물 복도 등에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괴롭힘을 당했다”며 “이는 해당 부대의 최선임 해병인 C병장과 D병장이 범행에 가담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센터는 “공개된 장소인 흡연장·복도·계단 등에서도 괴롭힘이 이어졌지만 소속 부대 간부들이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병영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사건에 대한 명백한 수사와 해당 부대의 대대장·중대장에 대한 보직 해임 및 징계 등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 등을 요구했다.

이어 “이 사건처럼 해병대 기수문화를 악용한 유사한 피해사례가 끊이질 않고 있다”며 해병대가 개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센터는 피해자의 의사에 따라 지난 7월 말 가해자 4명을 군형법상 강제추행, 특수강제추행 및 상습폭행 혐의로 군 검찰에 고소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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