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끈 달아오른 ‘글로벌 IPO’

글로벌 기업공개(IPO) 시장도 열기가 뜨겁다. 특히 상승장에 올라탄 기술기업들의 IPO가 크게 증가하면서 1999년 닷컴 버블 당시와 닮았다는 견해까지 나왔다.

미국의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올 7월부터 현재까지 전세계에서 241개 기업이 IPO에 나섰다고 최근 보도했다. 같은 기간으로 비교할 때 2007년 이후 가장 많은 IPO 건수다.

조사기간인 8주간 모집된 자금은 367억달러로 작년보다 140% 가량 급증했고, 이 역시 같은 기간으로 비교할 때 10년래 최대 규모다.

올 들어 현재까지는 전 세계적으로 967억달러의 자금이 IPO를 통해 모집돼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 늘었다.

업종별로 보면, 건강·의료가 154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기술은 147억달러, 금융은 136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장세에 따른 시장활황으로 상장 건수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예정된 IPO도 줄을 서 있다. 미국에선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 클라우딩 업체 스노우플레이크 컴퓨팅, 비디오 기술업체 유나이티 소프트웨어 등이 IPO를 신청했거나 계획을 발표했다. 또 소프트웨어 제공업체 아사나, 빅데이터 분석업체 팔란티어 테크놀로지도 직상장 계획을 밝혔다.

중국에선 알리바바의 모바일결제업체 앤트 그룹이 홍콩증시와 스타마켓에 동시 상장을 신청했다. 앤트 그룹의 시가총액은 20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며, 자금 조달 규모는 300억달러로 예측돼 역대 최대 규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소매기술업체 허트 그룹이 최근 런던증시에서 IPO 계획을 발표하는 등 유럽 IPO 시장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한편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도 전문가들을 인용해, 경기침체, 대통령 선거 등의 불확실성 변수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 활황에 힘입어 올 하반기 미국의 기술주 IPO 시장은 전망이 밝다고 최근 보도했다.

언스트 앤드 영의 미주 IPO 부문 책임자 재키 켈리는 “올 하반기 IPO 시장은 매우 강할 것”이라면서 “주식시장이 안정된 흐름을 보이는 한, 코로나19로 상반기에 지연됐던 IPO가 하반기에 봇물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투자자인 배터리 벤처스의 니라지 아그라왈 파트너도 “올해 말까지 벤처펀드가 후원하는 IPO가 10~15개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PO 우회 경로인 합병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AC)의 자금 모집이 활발한 것도 하반기 IPO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올들어 7월까지 SPAC 51개가 모집한 자금 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145% 급증한 215억달러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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