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예산] 내년 예산 555조, 부족한 돈 90조는 빚내서 충당…뉴딜에 21조 집중 투입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내년도 예산은 올해보다 8% 이상 증가한 555조원으로 정해졌다. 수입은 그대로인데 지출은 대폭 확대해 두 지표 사이 간극은 역대 최대 폭이 됐다. 이에 따라 세입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발행하는 적자국채 규모도 역대 최대인 9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기획재정부가 1일 발표한 2021년 예산안을 보면 내년도 총지출 예산은 올해 본예산(512조3000억원) 대비 8.5% 증가한 555조8000억원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을 당시 2017년 400조5000억원에 불과하던 한 해 예산은 4년 만에 약 160조원(38.8%) 불어났다. 연평균 9.7%씩 늘린 셈이다.

반면 내년 총수입은 483조원으로 올해(481조8000억원)보다 0.3%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올해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에 납부하는 법인세는 코로나19 여파가 올해 본예산보다 17.2%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금을 깎아주는 '조세지출'도 총수입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꼽힌다. 내년 국세감면액은 56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53조9000억원에 이어 50조원을 웃돌게 된다.

국세감면율은 15.9%로, 감면 한도인 14.5%를 1.4%포인트 초과한다. 3년 연속 법정 한도를 넘길 뿐만 아니라 초과 폭도 더 커질 전망이다. 2010년 이전까진 조세 감면 규모가 법정 한도를 넘어선 경우는 두 차례뿐이다.

역대급 무리한 재정 확대로 평가된다. 내년 총지출과 총수입 증가율 격차는 8.2%포인트로 역대 가장 크다. 불과 2018년에만 해도 총수입 증가율은 총지출보다 0.8%포인트 높았다.

나랏빚을 내 돈을 조달할 수밖에 없다. 세금이 넉넉하게 걷힌다면 지출을 대폭 늘리더라도 문제없지만 현 상태론 세수 여건이 좋지 않다. 정부는 내년에 89조7000억원 규모의 적자국채(일반회계 적자보전 국채)를 발행키로 했다. 올해 60조3000억원에서 약 1.5배 불어난다.

빚 역시 역대 최대다. 과거 정부는 한 해 동안 60조원 이상 적자국채를 발행한 적이 없다. 최근까지도 기대 이상으로 세수 호황을 기록한 덕분이다. 2017~2019년에는 매년 약 30조원만 민간에서 돈을 밀려왔다. 올해는 어려운 세입 여건상 60조원가량의 적자국채를 찍어냈다. 내년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약 90조원을 발행하게 된다.

이렇게 마련한 돈은 한국판 뉴딜에 집중 투자된다. 내년도 한국판 뉴딜에 투입되는 예산은 21조3000억원이다. 그 중 그린뉴딜(8.0조원)에 가장 많은 돈을 쓴다. 공공시설 제로에너지화, 스마트 물 관리 체계 구축 등이다. 정부는 이 사업으로만 약 36만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판 뉴딜에 돈을 대거 쏟은 영향으로 분야별 예산 중 산업·중소기업·에너지 예산이 가장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 내년 산업·중소기업·에너지 예산은 22.9% 늘어난 29조1000억원으로 가장 가파른 증가율을 기록한다. 이어 환경(16.7%), R&D(12.3%), SOC(11.9%), 보건·복지·고용(10.7%) 등 순으로 크게 늘어난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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