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풍부한 임상 디자인 전문가 육성…국제 가이드라인의 발빠른 현장 반영

국내 임상시험 수준을 한 순간에 선진국 수준까지 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이 목표가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더라도 반드시 준비해야 할 것들은 있다.

신약개발의 병목지대가 되고 있는 임상시험의 주요 이슈로는 임상시험 연구디자인과 프로토콜 개발의 어려움, 시험대상자 모집의 지연과 순응도 부족, 즉각적인 데이터 수집의 어려움, 임상시험의 결과 입력 오류 등이 있다.

임상시험당 평균 2~3회의 프로토콜 수정이 있는데 1회의 임상시험 프로토콜 수정은 평균 61일의 지연과 45만 달러의 비용을 초래한다. 또한 목표 기간 내에 환자 모집을 달성하는 임상시험의 비율은 유럽 18%, 아시아·태평양 17%, 남미 15%, 미국이 7%에 불과하다. 이런 임상시험의 비효율화로 인해 신약 출시가 늦어질 경우 제약사는 하루당 800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결국 임상 3상이 문제인데 임상 3상은 환자 모집부터 약물 모니터링, 임상시험 실시 기관(의료기관) 관리까지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이런 임상 디자인은 오랜 경험을 통해 축적되어야 가장 효율적으로 디자인을 구성할 수 있는데 국내는 아직 이걸 잘 해낼 수 있는 전문인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의 과감한 도전과 실패에서 교훈을 찾는 자세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업계 관계자는 “임상시험이 어려운건 다 아는 사실이다. 글로벌 임상 중 50% 이상이 중간에 실패로 끝난다”며 “그런데 국내 기업들은 이런 경우 임상 실패 원인을 CRO에 전가하거나 실패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잘 축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의 보다 선진화되고 발빠른 정책적 뒷받침 주문도 있었다. 실제 임상시험과 관련해 규제 개선과 획기적 인센티브 시스템 등을 도입한 중국, 호주, 스페인, 대만 등의 임상시험 경쟁력은 최근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2018년 중국의 임상시험 증가율은 글로벌 증가율을 크게 상회하며 1상은 41.8%, 2상은 80.4%, 3상은 51.4%로 모든 단계에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전체 임상시험은 전년 대비 34.4% 증가하며 글로벌 순위 5위에서 3위로 상승했다.

이 관계자는 “어떤 것에 있어 부족한 점을 말할 때 정부 탓을 하는 것이 가장 쉽지만 그걸로는 해결이 될 수 없다. 그럼에도 정부기관에 대해 아쉬운 점은 있다”며 “수준이 많이 올라오기는 했지만 국제 기준이 적용되는 시점이 한 발짝씩 늦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규제 선진화와 함께 국제 가이드라인이 빨리 현장에 반영될 수 있도록 속도를 내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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