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기업銀 직원 75억 셀프대출…은행권 “어이가 없다”

직원 셀프대출 사건이 터진 IBK기업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에 은행권도 당황스러워하는 반응이다. 가장 기초적인 내부통제가 이뤄지지 않은데 대해 ‘어이가 없다’며 황당해하면서도, 자칫 은행권 전반에 대한 감독강화로 이어질 지나 않을 지 긴장하는 모습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달 31일 경기도 화성시 소재 영업점에서 근무했던 A차장을 이해상충 행위 등의 사유로 면직처리했다.

A차장은 2016년 3월부터 올 상반기까지 아내와 모친 등 가족이 대표이사로 있는 법인 5개와 개인사업자 등에 총 75억7000만원의 부동산 담보대출을 실행했다. 경기도 화성 일대의 아파트·오피스텔과 부천의 연립주택 등 총 29채를 구입해 수십억원의 평가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은 최근에야 A차장의 대출 업무에서 다발적인 이상거래를 포착하고 내부 감사를 진행한 결과다. 지난 3년간 어떤 제재도 받지 않았다.

7월에야 내부 비리를 적발한 기업은행은 부랴부랴 조치에 나섰다. A차장에 대한 대출금 회수에 나섰고 주담대를 승인해준 상급결재권자(지점장)를 내부 규정으로 징계했다. 하지만 형사 고발 등의 후속조치는 법리검토 후 진행할 예정이다.

대다수 은행은 가족 대출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A차장처럼 거액의 대출을 장기간 실행하기 어렵다. 은행권에서는 A차장이 근무했던 영업점 지점장이 매뉴얼대로 관리감독만 했으면 모를 수 없었던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자신의 가족과 친척과 관련한 은행 업무는 원칙적으로 할 수 없도록 시스템이 돼 있다”며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가족이나 친척의 간단한 통장정리도 못 한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해당 직원이 내부 시스템의 허점을 노려서 비리를 저지를 수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점장이 이렇게 오랜 시간 직원의 비리를 방치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다른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가족, 친척 등의 거래를 제한하는 조치도 포함될 예정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향후 직원교육, 제도개선 등을 통한 재발방지에 힘쓸 것”이라며 “유사사례 재발방지를 위해 관련인(가족 등) 거래 제한 확대, 직원 대상 교육 강화 등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승환·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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