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이 칭찬했던 P2P도 폐업

2019년 11월 26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경기도 파주 소재 ‘팝펀딩’의 물류창고를 방문했다.

은 위원장은 정부가 독려하던 동산대출 확대에 기여한 ‘금융혁신 사례’로 이 회사를 한껏 치켜세웠다. 6개월 뒤인 올 6월 1일 팝펀딩은 금융감독원에 폐업신고서를 제출한다.

다시 시계를 돌려보자. 은 위원장 방문 직전, 금감원 검사역들은 팝펀딩에 대한 현장검사를 진행 중이었다. 금감원 검사역들은 은 위원장의 방문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자리를 떠야했다. 금감원에서 문제를 감지해 조사하던 업체를 금융당국 최고수장이 방문했던 셈이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팝펀딩’은 올해 6월 1일 금융감독원에 폐업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지난 7월 검찰은 팝펀딩 대표 등 모두 3명을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핀테크와 P2P, 동산대출 등은 지난 정부에 이어 현정부까지 금융위의 집중 육성대상이다. 금융당국이 집계한 ‘P2P업 1차 전수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요청업체 237곳 가운데 79곳만이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셋중 둘은 미제출이다. 특히 비용문제를 이유로 감사보고서 작성 자체를 거부한 곳도 12곳이나 됐다.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을 연장해달라는 업체도 7곳이나 됐는데 이 가운데엔 비교적 대형 P2P 업체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금융당국은 회계법인으로부터 원하는 감사보고서 의견(적정)을 받지 못한 P2P업체가 의견을 수정하려는 과정에서 시일이 더 걸리는 업체도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감사보고서 의견은 ‘적정’,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 등 네단계다. 금융당국은 ‘한정’ 이하의 의견을 받은 업체를 등록취소 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의 조사가 시작되자 폐업 사례도 속출했다. 모두 8곳의 P2P 회사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법) 시행 준비 과정인 7월~8월 사이 폐업 신고를 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의 감사보고서 제출 요청에 ‘무응답’으로 일관한 곳도 105곳이나 됐다. 미회신업체 상당수는 등록취소 절차를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당국이 우려하는 부분은 온투법 유예기간 종료 때까지 투자자들의 피해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온투법 유예기간이 끝나는 2021년 8월 26일까지는 감사보고서를 정상적으로 제출한 업체들 중에서도 부실·사기·돌려막기 등 행위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

금융당국은 “P2P상품은 원금을 보장치 않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이다. 투자 정보를 충분히 파악한 후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홍석희·박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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