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은성수 칭찬 ‘팝펀딩’ 결국 폐업… 내년 8월까진 P2P ‘지뢰밭’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2019년 11월 26일 경기도 파주 소재 ‘팝펀딩’의 물류창고를 방문해 장비 시연에 참가했다. 팝펀딩은 이로부터 불과 반년 뒤인 올해 6월 1일 금융당국에 폐업 신고를 했다. 팝펀딩 대표는 구속기소됐다. [금융위원회 제공]

[헤럴드경제=홍석희·박자연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금융혁신 사례’라며 치켜세웠던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P2P) ‘팝펀딩’이 지난 6월 금융당국에 이미 폐업신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은 위원장이 업체를 방문한 지 불과 반년 만에 이뤄진 초고속 폐업 사례다. 감사보고서 제출기한이었던 8월 26일까지 정상적으로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곳은 세 곳 중 한 곳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팝펀딩’은 올해 6월 1일 금융감독원에 폐업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팝펀딩은 동산담보 대출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P2P 업체로, 은 위원장은 2019년 11월 26일 이 업체를 방문해 ‘금융혁신’이라고 칭찬했었다. 시간상으로 따지면 팝펀딩의 폐업 신고 시점은 은 위원장이 방문한 뒤 불과 6개월여 만에 이뤄진 초고속 폐업이다. 지난 7월 검찰은 팝펀딩 대표 등 모두 3명을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금융당국은 팝펀딩 대표에 대한 형사 처벌외에도 추가제재를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의 수장이 방문했던 업체가 불과 반년 만에 폐업신고를 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금융당국의 ‘부실 감독’도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금감원 검사역들이 파주 소재 팝펀딩 회사에 대한 현장검사를 진행하던 날 공교롭게도 은 위원장이 팝펀딩을 방문, 금감원 검사역들이 자리를 피했던 것으로도 확인되면서 금융위와 금감원 사이 소통 부재가 사안을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자료=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금융당국이 P2P업체들로부터 감사보고서를 받는 과정도 가관이었다. 금융당국이 이날 발표한 ‘P2P업 1차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요청업체 237곳 가운데 79곳만이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셋 중 둘은 미제출이다. 특히 비용문제를 이유로 감사보고서 작성 자체를 거부한 곳도 12곳이나 됐다. 감사보고서는 회계법인에 의뢰해 작성되는데 비용은 100만원부터 시작된다. 말하자면 비용 100만원이 없어 감사보고서를 제출치 못한 업체가 부지기수였다는 설명이다.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을 연장해달라는 업체도 7곳이나 됐는데 이 가운데엔 비교적 대형 P2P 업체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금융당국은 회계법인으로부터 원하는 감사보고서 의견(적정)을 받지 못한 P2P업체가 의견을 수정하려는 과정에서 시일이 더 걸리는 업체도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감사보고서 의견은 ‘적정’,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 등 네 단계다. 금융당국은 ‘한정’ 이하의 의견을 받은 P2P 업체에 대해서는 P2P업 등록 반납을 유도하고 필요할 경우 현장검사를 실시해 등록을 취소시킨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의 조사가 시작되자 폐업 사례도 속출했다. 모두 8곳의 P2P 회사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법) 시행 준비 과정인 7~8월 사이 폐업 신고를 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때 ‘금융혁신’의 대명사였던 P2P업에 대해 당국의 감독이 시작되자 우려했던 줄폐업이 현실화 한 것이다. 아예 금융당국의 감사보고서 제출 요청에 ‘무응답’으로 일관한 곳도 105곳이나 됐다. 금감원은 대상업체 237곳에 전자공문과 등기 두 가지 방법으로 감사보고서 제출을 요청했다. 감사보고서 제출 요청을 받지 못한것인지, 요청을 확인하고도 이를 묵살한 것인지를 파악키 위해서다. 미회신업체 상당수는 등록취소 절차를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당국이 우려하는 부분은 온투법 유예기간 종료 때까지 투자자들의 피해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온투법은 기존 P2P 업체에 등록경과 기간을 부여하고 있는데 이는 2021년 8월 26일까지다. 이론적으로 보면 금융당국의 1차 전수조사에서 감사보고서를 정상적으로 제출한 업체들 중에서도 내년 8월 전까지 부실·사기·돌려막기 등 행위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P2P 상품은 원금을 보장치 않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이다. 투자 정보를 충분히 파악한 후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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