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최대 데이터센터와 제휴…조현준의 ‘뉴효성’ 속도

싱가포르 IT 분야 투자회사 ST 텔레미디어(ST Telemedia) 전경. [ST 텔레미디어 제공]

효성이 데이터 센터 신사업에 나선 것은 4차 산업 혁명에 대비하기 위해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조현준 효성 회장이 지속적으로 강조한 제조업과 IT가 결합한 새로운 융합형 기업으로의 변신 작업도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효성중공업과 ST 텔레미디어의 합작법인은 연내 안양과 목동 두 곳에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짓고, 향후 국내 5개 곳에 추가로 주요 거점을 만들 예정이다.

효성중공업은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자사의 전력사업 및 건설분야 노하우와 ST 텔레미디어의 데이터 센터 설립 경험을 결합해 그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ST 텔레미디어는 싱가포르 업계 1위 데이터 센터 제공 회사를 갖고 있다. 자회사 STT글로벌데이터센터는 싱가포르, 중국, 인도, 태국, 영국 등 전세계에 최첨단 데이터 센터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그간의 전력 사업과 건설 노하우를 살려 데이터 센터 인프라 구축에 힘쓸 전망이다. 데이터센터는 빅데이터를 저장하고 유통시키는 과정에서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한다. 효성중공업이 가진 전력사업 부문의 전력 공급, 에너지 절감 기술이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건설 부문의 시공 경험 역시 유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데이터센터에 효성ITX가 지닌 클라우드 솔루션을 접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효성ITX는 ‘익스트림 스토리지’라는 클라우드 솔루션을 자체적으로 개발한 바 있다. 효성ITX는 기존 컨택센터 서비스 사업을 시작으로 ICBM(IoT, Cloud, Big Data, Mobile)기반의 솔루션 사업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변압기, 차단기, 전동기 등을 제조하는 전통적인 제조회사인 효성중공업이 데이터 센터를 설립하는 것은 4차 산업에 맞는 새로운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대대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실제 효성중공업이 처한 상황은 변화의 필요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중공업 부문은 최근 부진의 늪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도 불투명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업체와 가격 경쟁 심화로 신규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주요 전력기기 시장인 미국이 국내 초고압변압기 회사에 최대 61%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미국에 생산 공장을 만드는 등 고군분투 중이다.

데이터 클라우드는 4차 산업혁명의 필수 사업으로 각광 받는 시장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이 늘어나면서 데이터 사용량이 늘자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효성의 변화는 2016년 12월 조현준 회장이 부임할 때부터 예고됐었다. 조 회장은 기존 사업과 IT기술을 융합해 빅데이터 시대를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싱귤래러티(Singularity·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기점)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면서 “기존 사업에 IT기술을 융합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효성중공업의 데이터 사업 진출이 조 회장이 그리는 ‘뉴(New) 효성’의 밑그림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현준 회장이 취임 이후 각 계열사에서 IT화에 힘쓰며 체질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면서 “이번 투자로 효성이 글로벌 시장에서 토털 솔루션 공급업체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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