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구, 위장전입·다운계약서 일부 인정 “부족함 있었다”

이흥구 대법관 후보자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이흥구(57·사법연수원 22기) 대법관 후보자가 위장전입·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을 일부 인정했다.

이 후보자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미래통합당 전주혜 의원이 “2005년에 거주하지 않는 장인 집에 주소지를 등록한 것을 인정하느냐”고 묻자 “주거지와 등록지가 달랐던 사실을 인정한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앞서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을 통해 “새로 산 아파트로 전입신고를 해야했는데 매도인이 다른 지역에 거주하고 있어 바로 세대주 확인을 받을 수 없어 일시적으로 처가에 전입신고를 한 것으로 짐작한다”고 답한 바 있다.다.

이 후보자는 또 2002∼2005년 주택 매매 과정에서 ‘다운계약서’를 3차례 작성했느냐는 전 의원의 질의에 “다운계약서 작성을 의식하면서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세무서에 저렇게 신고돼 있는 것은 맞는다. 이번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위원들의 지적에 답변하면서 (도덕성에) 부족함이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부산지법 서부지원장으로 근무 중인 배우자가 관사를 이용한 재테크를 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이에 대해 “자녀가 모두 대학에 진학하고 제가 대구법원에 발령나면서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게 돼 기존 아파트를 팔았다”며 관사 입주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해운대 아파트 구입은) 무주택자로서 앞으로 살 집을 생각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대학생 시절 구속 전력이 있는 ‘국보법 위반 1호 판사’로 유명한 이 후보자는 국보법 전력을 정면돌파했다. 그는 모두발언을 통해 “국가보안법 전력 때문에 정치적 편향을 우려하는 분들이 있음을 알고 있다”며 운을 뗐다.

그는 “구속돼 강압적인 수사를 받으면서 조사자와 피조사자 모두의 인격이 극단적으로 무너질 수 있음을 알게 됐다. 수사기록을 형식적으로 확인할 뿐 피고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재판이 얼마나 위험한지도 깨닫게 됐다”고도 했다.

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와 무관하게 국회 인사검증 과정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관 후보자는 국회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이 의결 절차를 거쳐야 한다. 지금까지 위장전입이나 다운계약서 논란이 더러 있었지만, 대법관 후보가 이러한 사유로 낙마한 전례는 없었다.

부산고법 부장판사인 이 후보자는 다음 달 퇴임하는 권순일 대법관의 후임으로 지명됐다. 재산으로 총 14억5070만원을 신고했다. 병역은 지난 1984년 ‘폐결핵 활동성 미정’ 질병을 이유로 5급 판정을 받아 전시근로역(현역 면제) 복무했다. 공교롭게도 권순일 대법관은 이 후보자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을 때 주심 판사였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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