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급등한 8월…사상 최대의 ‘영끌’ 이뤄졌다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국내 주요 은행의 신용대출이 8월에 사상 최대로 증가했다. 5대은행에서만 한달에 4조원 급증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피하려는 수요 등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주요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124조2747억원이다. 7월 말보다 4조755억원 급증한 규모다.

은행 5곳 모두 한 달 사이 적게는 6000억원, 많게는 1조원 이상 신용대출이 늘었다. 개인신용대출이 이렇게 짧은 기간에 많이 늘어난 적은 없었다.

국민은행은 한 달 만에 개인신용대출 잔액이 1조631억원 급증했다. 이는 국민은행이 경찰공무원 대상 단독 협약 대출 상품을 출시한 2017년 8월에 신용대출 1조910억원을 더 유치한 뒤로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신한은행도 8월 한 달 동안 개인신용대출 1조520억원이 늘어 2007년 1월부터 집계한 이래 가장 높은 증가액을 기록했다.

이 기간 우리은행은 7199억원, 하나은행은 6095억원, 농협은행은 6310억원이나 대출 잔액이 불어났다.

이처럼 은행들이 개인들에게 신용대출을 많이 내준 데는 저금리 흐름과 규제 영향, 업계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예금금리가 연 1% 아래로 떨어진 상황에 주식시장은 유동성의 힘으로 상승세를 보이자 은행에서 낮은 이자로 자금을 빌려 조금이라도 더 나은 투자처에 옮겨놓으려는 수요가 있었다.

SK바이오팜 청약에 쏟아져 나온 증거금 31조원과 카카오게임즈 청약 첫날 몰린 16조원 중에는 신용대출 자금도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부동산관련 대출에 이어 신용대출도 조일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지자 규제 전에 일단 대출을 받아놓으려는 사람도 많아졌다.

게다가 인터넷전문은행과 시중은행 모두 다양한 비대면 신용대출을 내놓으면서 웬만한 직장인은 신용대출을 앉은 자리에서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은 주택담보대출보다 규제가 약한 데다 금리도 낮은 상황이어서 일단 받아서 주택 구매, 전세, 주식 등에 활용하려는 수요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생활이 어려워지거나 급전이 필요한 이들에게 신용대출이 마지막 수단이 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5대 주요은행의 지난달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56조9836억원으로 7월 말보다 4조1606억원 늘었다.

같은 시기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58조5145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조1295억원 증가했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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