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개발, 법적상한보다 용적률 20% 더 받고 기부채납은 줄인다

지난달 13일 서울 동대문구청에서 열린 공공재개발 주민설명회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기관이 시행에 참여해 신속하고 투명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공공재개발 사업의 세부 내용이 구체화됐다.

공공재개발은 법적 용적률의 120%까지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되, 더 받는 용적률의 20~50%를 국민주택 규모 주택을 지어 기부채납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일반 재개발의 초과 용적률에 대한 기부채납 비율이 50~75%라는 점에서 공공재개발의 기부채납 규정은 매우 완화된 것이다.

2일 국회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1일 대표발의했다.

이 법안은 국토부가 5·6 공급대책에서 내놓은 공공재개발 사업을 도입하는 내용으로,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시 등과 협의를 거쳐 마련됐다.

이렇게 용적률을 더 받는 대신 불어난 면적의 20~50%에 국민주택 규모 주택을 지어 기부채납하도록 했다. 구체적인 기부채납 비율은 지자체 조례로 다시 정해진다.

국민주택 규모 주택은 85㎡ 이하 주택이다. 보통 재개발 사업에선 임대주택으로 많이 쓰이는 60㎡ 이하 소형주택을 기부채납 받았으나 공공재개발에선 30평형인 85㎡ 주택까지 받기로 했다.

다자녀 가정을 위한 양질의 중형 공공임대도 확보해 ‘소셜믹스’를 촉진한다는 취지다.

공공재개발을 추진중인 서울시 성북구 성북1구역 주택가 모습. [헤럴드경제DB]

공공재개발은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의 50% 이상을 공공임대나 공공지원민간임대 또는 지분형 주택으로 공급해야 하고, 특히 공공임대는 전체 물량의 20% 이상 채워야 한다.

개정안은 용적률 인센티브 대가로 기부채납하는 주택도 공공임대 물량에 산정하도록 했다.

지분형 주택은 재개발 구역 내 소형 필지를 가진 원주민의 재정착을 위해 도입된 개념으로, 분담금이 부족한 조합원과 LH·SH 등 공공시행자가 주택을 지분으로 10년간 공유하게 된다.

공공재개발을 위해 신설되는 주택공급활성화지구의 지정 절차 등도 마련됐다.

정비구역 지정권자인 지자체는 공공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려는 구역을 정비계획 수립 절차에 준해 주택공급활성화지구로 지정하게 된다.

지자체는 통합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사업시행계획 인가 전에 거치는 각종 심의를 통합 처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재개발 속도를 기존의 절반 이하로 단축할 방침이다.

공공재개발에 무분별한 투기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공시행자 지정일이나 주택공급활성화지구 지정일 이후 들어온 조합원에 대해선 감정평가액보다 더 비싸게 분양한다.

정부는 이들 조합원에게는 일반분양가 수준의 분양가를 책정해 시세차익을 차단한다는 복안이다.

법 개정안의 시행은 공포 후 3개월 뒤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되면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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