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中 고급화 전략 ‘시동’…“하반기 K5가 출발점”

기아차가 이달 중국에서 출시하는 신형 K5(중국명 카이쿠)로 고급화 전략에 시동을 건다. 해당 모델의 가격은 16만1800위안부터 시작한다. [기아차 제공]

기아자동차가 중국시장에서 고급화 전략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10만 위안(한화 약 1736만원) 이하 신차를 배제하고 향후 2년간 고급차 3종을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의 중국 현지법인 둥펑위에다기아는 이달 K5(중국명 카이쿠) 출시를 시작으로 브랜드 평판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기존 라인업의 급격한 가격 인하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9월 합류한 리펑 총경리의 장기 로드맵에 따른 전략 변화다. 그는 최근 현지 매체 인터뷰를 통해 “K5 카이쿠는 브랜드의 돌파구”라며 “차별화된 라인업을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계단을 오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 나가겠다”고 밝혔다.

고급 모델을 중심으로 한 라인업 강화가 먼저다. 이달 K5 출시에 이어 오는 26일 개막하는 ‘2020 베이징 국제 오토쇼’에서 선보이는 신형 MPV(다목적차량·Multi-Purpose Vehicle)를 통해 젊은 세대와 중장년층을 아우르는 선택권을 넓힐 계획이다.

오는 2022년까지 출시가 예정된 신차는 순수전기차를 포함해 총 3종이다. 10만 위안 이하 차량은 포함되지 않는다. 실제 이달 출시하는 K5는 16만1800위안부터다. 자동차 보험 패키지와 교체 보조금 등을 지원해 체감 가격을 낮추고 수익성을 늘리는 정책으로 읽힌다.

새로운 브랜드 정체성에 기대감도 크다. 연내 공개하는 새로운 엠블럼이 전환점이다. 둥펑위에다기아는 신규 엠블럼을 내년 4월부터 기존 모델을 포함한 모든 라인업에 적용할 예정이다.

둥펑위에다기아는 온·오프라인 마케팅 외에 기술과 성능 지원이 프리미엄 이미지를 확립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워트레인을 포함한 각종 유지 보수와 UVO 데이터 제공 등 사후 서비스의 평생 무료화도 같은 맥락이다.

기아차의 고급화 전략은 중국 내 럭셔리 브랜드의 성장세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실제 다임러와 BMW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꾸준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중국 내 베스트 셀링 모델인 E-클래스(메르세데스-벤츠), 5시리즈(BMW)는 연평균 20% 내외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수요 감소도 선택과 집중을 요구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가 예상하는 올해 기아차의 중국 내 판매량은 지난해 26만대보다 약 23% 감소한 20만대다. 올해 7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총 11만8032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6만1500대)보다 27% 줄어든 규모다.

기아차 관계자는 “내년 출시가 예정된 신차와 현재 사전계약을 진행 중인 K5가 브랜드 포지셔닝을 확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며 “구매자가 기아차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도록 서비스망을 확충하고 현지 딜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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