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노샤 방문한 트럼프 “폭력시위는 테러…경찰 문제없다”…‘법과 질서’ 이미지 부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인종차별 항의시위가 이어지는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방문해 대니얼 미스키니스 커노샤 경찰서장 등 현지 보안 관련 인사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세 아들 앞에서 백인 경찰의 총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한 후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격화되는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방문해 또 한 번 ‘법과 질서’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커노샤를 방문한 자리에서 인종차별 해소를 위한 메시지보다는 폭력시위 진압에 초점을 맞춘 발언들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 인사들과의 원탁회의에 참석해 “(커노샤에서 발생한 폭력시위는) 평화적인 시위가 아니라 정말 국내 테러의 행위”라며 폭력시위대를 향해 ‘무정부주의자’, ‘폭도’, ‘선동가’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정치적 폭력을 멈추려면 우리는 급진적 이데올로기와 맞서야 한다”며 “우리는 위험한 반(反) 경찰 언사를 규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엔 윌리엄 바 법무장관, 채드 울프 국토안보부 장관대행, 대니얼 미스키니스 커노샤 경찰서장 등 보안 관련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찰 권한의 과잉 사용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이, 지역 경찰에 대해 “여러분이 한 일은 믿을 수 없다. 정말 고무적인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잇따르는 과잉 진압과 관련된 경찰 조직의 문제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경찰 시스템엔 문제가 없다. 질문한 당신이 경찰에 대해 악감정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거리에서 더 많은 폭력을 조장하고 있다며 공격도 잊지 않았다.

또, 커노샤 방문길에 오르면서 기자들에게 “폭력시위를 부채질하는 언론은 스스로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며 언론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찰에게 총격을 당한 블레이크나 그의 가족은 만나지 않았고, 블레이크 어머니의 목사와 통화했다. 이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일(총격)을 겪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참담할 것”이라며 “복잡한 사안이지만, 진행 중인 수사를 통해 원하는 답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방문한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격화된 인종차별 항의시위로 인해 불탄 가구점을 둘러보고 있다. [로이터]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화재로 파괴된 가구점을 둘러보고 진압에 나선 주 방위군을 칭찬하기 위해 임시 지휘센터를 찾는 등 ‘법과 질서’와 관련된 행보에 집중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법 집행과 기업, 공공안전 등을 위해 4000만달러(약 474억원)가 넘는 연방 자금을 제공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위스콘신 주지사와 커노샤 시장 등의 반대에도 강행한 이번 커노샤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11월 대선 득표 전략과 직결돼 있다는 게 외신의 평가다.

미 전역의 시위 사태에 대해 경찰 개혁과 인종차별 해소에 방점을 둔 바이든 후보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 폭력성을 부각하는 것은 안전과 안정을 중시하는 대도시 주변 교외 유권자와 중도층 표심 공략을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인들은 갈등의 온도를 낮추고 단합시킬 대통령을 필요로 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날 위스콘신주 커노샤 방문을 비판했다. 앞서 위스콘신 주지사와 커노샤 시장은 사태를 격화시킬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커노샤 방문을 반대했다. [바이든 트위터 캡쳐]

바이든 캠프는 바이든 후보도 조만간 위스콘신을 방문할 계획이라 밝혔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설명하지 않았다. 바이든 후보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국인들은 갈등의 온도를 낮추고 단합시킬 대통령을 필요로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커노샤 방문을 비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자신이 ‘미니 뇌졸중(일과성 허혈발작)’을 앓았다는 일각의 주장에 불쾌감을 표하며 일축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그들은 이제 여러분이 좋아하는 대통령인 내가 미니 뇌졸중을 앓아 월터리드국립군의료센터에 갔다고 말하려고 애쓴다”며 “이 후보(트럼프)에겐 그런 일이 결코 없었다. 가짜 뉴스”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마 그들은 다른 당의 다른 후보를 언급하고 있는 것 같다”며 바이든 후보로 시선을 돌렸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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