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뇌졸중 설’에 “다른 당, 다른 후보겠지” 발끈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자신이 ‘미니 뇌졸중(일과성 허혈발작)’을 앓았다는 일각의 주장에 불쾌감을 표하며 일축했다. 민주당 측 인사와 언론사 기자가 제기한 의혹에 적극 대응하면서 대선 경쟁자인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도 은근히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 “결코 끝날 줄 모르네”라며 “그들은 이제 여러분이 좋아하는 대통령인 내가 미니 뇌졸중을 앓아 월터리드국립군의료센터에 갔다고 말하려고 애쓴다”고 적었다.

이어 “이 후보(트럼프)에겐 그런 일이 결코 없었다. 가짜 뉴스”라며 “아마 그들은 다른 당의 다른 후보를 언급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뇌졸중 설의 주인공으로 바이든 후보를 지목해 시선을 돌리려 한 셈이다. 그는 그동안 바이든 후보가 연설에서 말을 더듬는 것 등을 두고 인지능력 저하라고 공격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트윗을 날린 이유는 즉각적으로 파악되지 않았는데,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조 록하트 CNN 정치분석가의 트윗이 발단이라고 백악관 참모들이 언론에 설명했다고 한다.

록하트 분석가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는 뇌졸중인데 국민한테 숨기고 있는 것인가”라고 트위터에 썼다. 지난달엔 베스트셀러 작가 돈 윈슬로도 자세한 설명없이 비슷한 얘길 들었다고 트윗에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의 마이클 슈미트 기자가 출간할 예정인 책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11월 16일 월터리드 병원을 예고없이 방문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임시로 맡을 있도록 대기상태에 있었다고 적혔다고 CNN이 이날 보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이 병원행에 대해 백악관은 “대통령이 매우 바쁜 2020년을 앞두고 있어 일정이 없는 이번 주말을 이용해 정기 건강검진을 부분적으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정을 사전 공개하지 않은 데다 무슨 검진을 받았는지를 공개하지 않아 건강이상설이 불거졌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뇌졸중 의혹’을 부인하고 나선지 거의 3시간 뒤, 백악관은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 명의의 성명을 냈다. 콘리 주치의는 “트럼프 대통령은 뇌졸중을 앓거나 다른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겪지 않고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며 “최근 보고서에서 언급했듯, 그는 대통령의 의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적절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재선 캠프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 CNN에 록하트 분석가를 해고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에 대한 음모론을 알면서도 일부러 퍼뜨렸다면서다.  

캠프 측은 “다른 CNN 직원이 버락 오바마에 대해 비슷한 얘길했다면, CNN은 그를 바로 잘랐을 것”이라며 “동일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했다.

WP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오랫동안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 태생이 아니라는 잘못된 음모론을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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