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이제 그래미만 남았다

이제 마지막 산 하나만 남았다. ‘글로벌 슈퍼스타’가 된 방탄소년단(BTS)에게도 여전히 ‘꿈의 무대’인 곳. 전 세계에서 가장 보수적인 음악 시상식 ‘그래미 어워즈’다. 전망은 ‘청신호’다. 첫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빌보드 ‘핫 100’ 1위에 오르며 미국 주류 음악 시장을 점령한 방탄소년단이 또 한 번 역사의 문 앞에 있다.

미국 포브스를 비롯한 외신들은 방탄소년단을 제63회 그래미 어워즈의 후보로 오를 것이라고 지목했다. 무엇보다 ‘다이너마이트’가 영어 곡이라는 점이 후보 가능성을 높였다.

포브스지는 “(방탄소년단의 이전 곡들은) 영어 이외의 언어로 발매됐고, 그래미는 비영어권 앨범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짚으면서도 “BTS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은 올해 가장 잘 팔리고 큰 성공을 거둔 앨범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 앨범은 2020년 상반기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앨범으로 꼽혔다.

포브스는 그러면서 “‘다이너마이트’가 이 앨범의 트랙 리스트에 수록되지 않았지만, 역사적인 빌보드 싱글 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은 그래미상 투표를 하는 회원들에게 BTS가 얼마나 사랑받고, 성공적이었는지를 상기시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빌보드 역시 올 연말 그래미상 주요 후보에 오를 수 있는 18명의 팝스타 가운데 한 팀으로 방탄소년단을 지목했다.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의 정규 4집 타이틀곡 온(On)과 싱글 ‘다이너마이트’가 그래미 베스트 팝 듀오·그룹‘과 ’올해의 앨범 후보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빌보드가 그래미상 후보로 예측한 아티스트는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테일러 스위프트, 더 위켄드, 해리 스타일스, 피오나 애플, 빌리 아일리시, 마렌 모리스, 레이디 가가, 포스트 말론 등이다.

그래미는 미국 대중음악계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시상식이다. 많은 아티스트에겐 영원한 ‘꿈의 무대’이자, 한 해를 결산하는 가장 의미있는 음악 축제다. 그러나 문턱‘이 높다. 방탄소년단은 영미 주류 음악 시장에서 자발적으로 팬덤이 형성, ’BTS 신드롬‘을 만들어내고 있음에도 단 한 차례도 후보에 언급된 적이 없다. 올 초 열린 제62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K팝 가수 최초로 축하 무대를 꾸민 것이 전부다. 그래미 어워즈는 비영어권 아티스트와 힙합, 댄스 음악에 쉽게 문을 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그래미 어워즈의 주회 측인 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가 후보를 발표했을 때는 논란이 들끓었다. 같은 해 발매한 방탄소년단의 앨범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가 ’빌보드 200 정상에 오르고, 월드투어로 2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았기에 그래미 후보에 지명될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결국 84개 후보 명단 어디에도 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그래미 어워즈’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줬으며, 백인 중심의 음악 시상식‘으로 불려온 근거가 된 사례로도 올랐다. 지난해 포브스는 ’BTS의 2020년 그래미 불발이 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의 맹점을 드러내다라는 기사에서 “그래미의 인종차별은 이미 비밀이 아니다”라며 ‘그래미 어워즈’의 시상식 후보 선정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번엔 조짐이 다르다. 방탄소년단의 첫 싱글 1위에 힘 입어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특히 ‘다이너마이트’의 화력이 상당하다. 발매 첫주 동안 스트리밍 3390만 회, 음원 판매 30만 건,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가 26만5000건을 기록했다. 그간 약점으로 작용했던 라디오 방송 횟수는 영어 노래‘라는 이점을 업고 급증세를 보였다. 미국 내 160여 개 라디오 방송국을 토대로 집계하는 ’팝 송스 차트‘에서 역대 최고 순위인 20위에 오르며, 1160만 명의 청취 인구를 확보한 것으로 추산됐다.

방탄소년단의 꿈은 현실이 된다. 멤버 슈가가 말해온 빌보드 양대 차트 정상의 꿈은 모두 이뤘고, ’그래미 수상만 남겨둔 상태. 이미 지난해 방탄소년단 멤버들과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방시혁 의장은 그래미어워즈를 주최하는 미국레코딩아카데미 회원으로 등록되기도 했다. 제63회 그래미상 후보는 올해 말 발표, 시상식은 내년 1월 31일에 열린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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