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아베 사임한 일본에 왜 63억달러를 넣었을까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미국에서 촉발된 ‘인플레이션’의 그림자가 전세계 금융시장에 퍼지고 있다. 글로벌 ‘큰 손’들도 인플레 헤지를 위한 투자자산 재편(re-balancing)에 나서고 있다. 달러 추가 약세에 대비한 엔 및 유로화에 대한 포지션 확대다.

▶日에 돈보따리 푼 버핏 =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외신은 워렌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일본 5대 상사에 투자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투자 대상은 미쓰비시상사, 미쓰이물산, 스미토상사, 이토추상사, 마루베니상사 등이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이들 기업의 지분을 각각 5%씩 확보했다. 투자액만 63억 달러(약 7조6400억원)에 달한다. 추가투자 여지도 남겼다. 이날 도쿄 주식시장에서 이들 기업의 주가는 5~10% 가량 뛰었다. 니케이 지수도 같은날 큰 폭으로 올랐다.

▶왜 5대 상사였나 =전문가들은 버핏 회장이 일본을 새 투자처로 고른 배경으로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달러 가치가 하락을 예상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분석이다.

일본 엔화는 달러와 반대로 움직이는 통화다. 또 이들 일본 5대 기업이 거둔 수익의 20% 가량이 에너지, 산업금속 등 경기순환 원자재 관련 영업에서 발생한다. 에너지, 광업, 소매업 등 다양한 업종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원자재는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꼽힌다. ‘상사’ 타이틀을 달곤 있지만 이들은 최근 수년 간 벤처캐피탈이나 사모펀드 같은 투자회사의 성격도 강화하고 있다.

FT는 “최근 미국 중앙은행이 향후 몇 년 간 일정 인플레이션 상승은 용인하겠단 정책을 내놓은 것은 원자재 가격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원자재 시장의 벤치마크 지수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 GSCI은 지난 4월 228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지난달 말엔 358까지 올라섰다. 올해 안에 연초 수준(430~440)을 회복할 것인지가 관심사다.

국제금융센터는 2일 낸 보고서에서 “달러 약세, 남미지역의 공급 차질, 시장 회복세 등이 향후 비철금속 가격을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워렌버핏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영역은 앞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에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글로벌 2위의 금 생산업체인 바릭골드(Barrick Gold)의 지분(1.2%)을 매입한 소식이 전해졌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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