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프간 주둔 미군 전쟁범죄 의혹 조사 ICC인사 제재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 정부가 국제형사재판소(ICC) 인사들을 제재했다. ICC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전쟁범죄를 조사한다는 이유에서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P통신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기자회견을 열어 파투 벤수다 검사장과 파키소 모초초코 사법관할협력부문 본부장을 제재 대상(블랙리스트)에 올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고 당사자는 물론 가족의 미국 입국도 차단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ICC가 미국인을 자신들의 사법권 관할 아래 두려는 불법적 시도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ICC는 지난 3월 아프간 주둔 미군의 전쟁범죄 의혹에 대한 조사를 허가했다. 지난해 4월엔 실질적인 조사와 처벌이 어렵다며 기각했지만 ICC 검찰의 항소를 받아들인 것이다. 미군을 ICC 검찰이 조사할 수 있도록 허가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러시아, 중국, 북한 등과 함께 ICC 회원국이 아니다.

벤수다 검사장은 2017년 법원 제출 자료에서 미군이 2003~2004년 최소 54명의 억류자를 상대로 강간이나 고문, 잔혹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또 폴란드와 루마니아, 라트비아에 있던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들도 최소 24명에게 이 같은 행위를 했다는 믿을 만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미군 전쟁범죄 가능성을 조사하는 ICC 인사들에 경제적 제재와 여행제한을 승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ICC는 이에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가 “ICC의 사법·검찰 독립을 방해하려는 또 다른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번 성명은 ICC 전체를 대표해 낸 것으로, 로이터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폼페이오 장관의 발표에 우려를 표했다”고 밝혔다.

인권 단체 역시 즉각 반발했다. 국제인권감시기구 휴먼라이츠워치의 리처드 디커 국제법무부장은 “트럼프 행정부는 비뚫어진 제재로 정의를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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