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과 “폭군”·“푼수” 설전…김정은은 트럼프 원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입장에서도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결과는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세기의 회담으로 기록된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두 차례 북미정상회담과 6·30 판문점회동은 미 정계의 이단아로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상상조차 어려운 장면이었다.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정면돌파전의 길을 걷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미 대선 결과의 향방에 따라 이후 행보를 조정할 공산이 크다.

북한이 지난달 1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6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 1월 제8차 당대회를 소집하기로 결정한 것도 다분히 미 정치일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오는 11월3일 대선 뒤 내년 1월 대통령 취임식을 갖고 새 행정부를 출범할 예정이다. 제8차 당대회에서는 미 대선 결과를 지켜본 뒤 대외정책의 큰 줄기를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할 경우 2차례 북미정상회담 경험을 토대로 다시금 북미협상 재개에 나서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반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다면 ‘제로 베이스’ 상태에서 대미정책 전면 재검토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달 20일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 수락연설에서 “독재자들에게 비위를 맞추는 시절은 끝났다는 것을 우리 적들에게 분명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대상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친분을 과시해온 김 위원장을 비롯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스트롱맨’으로 불려온 권위주의 지도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후보로 선출되는 과정에서 대북정책을 자신의 1기 임기 내 대표적인 외교치적으로 내세우며 김 위원장을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등과 묶어 ‘체스의 달인’으로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은 물 건너가기는 했지만 대선 전 3차 북미정상회담 운을 띄우기도 했다.

북한과 두 후보의 관계도 극단적으로 대비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란다는 의중을 감추지 않으며 정상 차원의 여전한 신뢰를 내비쳤다.

북한은 그러나 바이든 후보와는 날선 공방까지 주고받곤 했다. 작년 5월 바이든 후보가 김 위원장을 향해 ‘독재자’, ‘폭군’이라고 비판하자 북한은 최고존엄 모독이라면서 바이든 후보를 겨냥해 ‘속물’, ‘푼수’라고 응수했다.

다만 북한이 미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자체 판단에 따라 제8차 당대회를 통해 대외정책을 결정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이관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은 “내년 1월 제8차 당대회는 미 대선 결과도 고려했을 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북한이 하노이 이후 정면돌파전을 내세웠는데 코로나19와 수해로 비틀어져버린 상황에서 대내정책의 중심을 경제에 둘지 군사에 둘지 결정하는데 따라 대외정책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이어 “미국에서 어떤 정부가 출범하느냐보다 내가 어떻게 할지 결정해서 미국과 협상으로 갈지, 대결로 갈지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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