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비즈] 마이데이터시대 ‘금융소외’ 사라지길

지난달 5일, 마이데이터사업자 선정을 위한 예비허가 신청접수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마이데이터 시대가 개막됐다. 마이데이터사업자는 신용정보 주체의 동의만 얻으면 개인신용정보를 수집해 분석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하거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나아가 개개인의 기호나 생활패턴 등 비신용정보와 결합한다면 더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금융회사와 핀테크기업에서 이미 개인신용정보와 관련된 서비스를 운영해오고 있었던 것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마이데이터사업자는 고객의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고, 금융시장에 큰 영향력을 지니게 될 것이라고 예상되는 만큼 마이데이터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통합 조회할 수 있는 본인정보는 금융기관·통신사·공공기관 등으로부터 수집되는 공적 성격이 강한 정보다. 이를 고려하면 사업자를 선정할 때 정보보안이나 제공되는 서비스 편의성 등의 측면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공적 역할도 염두에 둬야 한다. 마이데이터 시대가 본격화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개인의 정보주권이 강화되고 개인별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자기에게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될지는 의문이다. 현재까지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보면 금융기관과 빅테크기업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맞춤형 자산관리(PFM, WM)나 지출관리 등의 서비스에 집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자산이나 소득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인 서비스들이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데이터 주권을 정보 주체에게 돌려주는 것을 기본 취지로 하는 만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서민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기초한 대안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이나 정밀한 신용관리 서비스는 중·저신용자나 서민에게 더욱 효익이 클 것인데, 아직까지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효성 있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찾아보기 힘들다. 기존의 제도권 금융 서비스에서 저신용자나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사람들을 배제해 금융 소외계층(under-banked)을 만들어낸 것처럼 마이데이터산업에서도 별도의 서민 전용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소외계층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서민이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혜택을 누리려면 금융기관에서 서민 지원을 위한 별도의 금융상품을 운영하고 있는 것처럼 마이데이터 서비스도 서민을 위한 전용 서비스가 필요하다. 마이데이터사업자가 다양한 대안정보를 활용한 서민 전용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단기적으로는 서민 생활안정에 기여하고 장기적으로는 편리한 금융 서비스를 일상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면 이는 마이데이터산업이 지닌 중요한 가치가 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몇몇 금융기관이 통신사나 배달앱 등과 손잡고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새로운 신용평가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새로운 신용평가 시스템이 도입되면 그동안 금융 이력이 부족해 정확한 신용평가를 받지 못했던 사람들의 제도권 금융 서비스 이용이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정보와 다양한 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해 기존의 금융 서비스에서 혜택을 받지 못한 금융 소외계층과 사회적 취약계층을 지원할 수 있다면 마이데이터산업이 더 큰 공적 가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서민을 위한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도입돼 중·저신용자에게는 신용 상승의 기회로,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신용 축적의 기회로 적용돼 진일보한 서민금융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

이후록 법무법인 율촌 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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