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정보 감추는 금융당국, 투자자 어떻게 보길래

금융당국이 P2P연계대부업자를 대상으로 한 1차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79곳이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폐업을 포함한 미회신 업체는 113곳, 제출의무가 없는 곳이 26곳이다. 19곳은 이런저런 이유로 제출을 하지 않거나 미뤘다.

투자자들의 마음은 바빠졌다. 내가 투자한 업체가 이중 어디에 포함됐는지 궁금해졌다. 투자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정보다. 당국은 온라인투자금융법 등록 신청이 시작되고 정식 등록된 업체가 나올 때까지는 어떤 업체명도 밝힐 계획이 없음을 명확히했다. 투자들은 업체에 물어서 혹은 같은 투자자에게 전해 들은 불확실한 정보로 해당 업체가 ‘감사보고서 제출’이라는 최소한의 조건을 만족했는지를 수집해야 한다. 감사보고서를 내지 않았는데 제출했다며, 투자자들을 안심시킬 가능성도 있다. ‘의견거절’을 받았음에도 ‘적정의견’을 받은 것처럼 포장할 수도 있다.

당국은 업체명을 공개할 경우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메시지가 전달될 우려가 있다고 항변한다. 올해 상황은 담지 못한 지난해 말 기준 자료라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올 초까지 연체율 0%를 자랑한 업체들이 7~8월간 폐업, 대표구속, 일괄지연 사태 등을 일으키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상황이 발생했다. 또 과태료를 피하시 위해 감사보고서를 제출했을 뿐 온투법 등록은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도 들었다. 제대로된 회계법인에서 의견을 받았는 지 파악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자료가 ‘제출’만 집계된 시점에서 업체명을 밝히면 투자자들에게 당국이 마치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모양이 될 수 있음을 우려했다. 한마디로 책임질 일은 만들지 않겠다는 뜻이다.

정보를 감춰서 혼선을 막는 방법이 있다. 반대로 정보를 공개해 올바른 판단을 도울 수도 있다. 투자자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의 관점이다. 옥석을 구분하지 못할까 하는 걱정이거나, 그래도 현명할 것이라는 믿음이거나다. 금융위원장이 방문해 모범사례로 치켜세웠던 업체까지 폐업한 것을 보면서 당국의 판단은 전자로 기운 듯 하다.

그간 혁신금융의 한축 역할을 하던 P2P가 반복적인 사고에 휘말리면서 당국으로선 특정 업체들을 거론했을 때 발생할 최악의 상황을 고려할 소는 있다. 업계에서 나오는 ‘많아봐야 2~30여개 업체만이 온투법에 등록될 것’이라는 추정섞인 이야기도 당국의 보수적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지금도 투자자들은 어떤 업체들이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는지를 찾아 헤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OO업체가 감사보고서 제출 업체에 포함됐느냐”는 질문이 숱하게 나오고 있다.

온투법 등록이 시작되고 이들 업체를 심사하기까지 기간은 결코 짧지 않을 것이다. 손실은 투자자 몫이고, 시간이 곧 돈이다. 수 개월 이상 투자자들은 다시 ‘깜깜이’ 상태로 기다려야 한다.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워진 당국의 편안함은 결국 투자자들의 불안 위에 서 있는 게 아닐까.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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