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심었던 브라질 국채…10년만에 결국 ‘배신’

#투자자 A씨는 2011년 은행 창구에서 ‘핫’ 하다는 브라질국채를 가입했다. 오랜 기간 동안 수익률이 곤두박질 칠때마다 장기투자의 힘을 믿고 참았다. 내년 초 만기를 앞두고 계좌를 열어본 그는 허탈할 수 밖에 없었다. 그동안 받은 이자만 60%를 넘겼지만, 정작 수익률은 여전히 마이너스(-)였기 때문이다.

브라질 국채 투자자들의 시련이 계속되고 있다. 브라질 국채는 비과세에 높은 이자 수익률로 투자자를 모았으나, 헤알화 가치 급락으로 환차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탓이다. 2011년 이후 브라질국채에 가입한 고객 대부분은 현재까지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10년만기 브라질국채 수익률(8월말 기준, 환율 반영 및 기타비용 미반영)은 -20.37%로 집계됐다. 올해 투자자가 브라질국채에 100만원을 투자했다면 80만원 남짓이 남았다는 얘기다.

장기투자자라고 상황은 다르지 않다. 2011년 이후 연간 누적수익률을 비교해본 결과 2014~2016년 가입 고객을 제외하고 모든 구간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14~2015년 누적수익률 또한 각각 1%대, 5%대에 그쳤다. 물가상승률이나 투자시 기타비용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손실을 본 셈이다. 2011년 이후 9년 8개월동안 계좌를 보유한 투자자의 누적 수익률은 -1.4%에 그친다.

브라질국채는 2010년대 초 리테일 시장에 첫선을 보였다. 10%대에 이르는 고금리, 비과세 혜택 덕에 시중은행, 증권사를 통해 수조원의 자금이 몰렸다. 장기투자할 경우 변동성 대응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중간에 매도하지 않고 보유 중인 투자자들이 상당하다. 상반기 기준 브라질국채판매고는 약 8조원에 이른다.

브라질국채 수익률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단연 환율 때문이다. 상품이 고객에게 첫선을 보였을 때만 해도 헤알화 가치가 500~600원선으로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매년 경기침체 우려, 정세 불안 등이 반복돼 헤알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올해 들어서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원자재에 대한 글로벌 수요 감소가 겹치며 헤알화 가치는 회복되지 않고 있다. 원/헤알 환율은 200원대 초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나마 2016년 초 투자한 고객들의 경우 30%대 수익을 쥘 수 있는 정도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16년 초에 헤알화 환율이 200원대 후반에서 바닥을 찍고, 반등하면서 강세로 움직이던 때였다”며 “이 때를 제외하고 헤알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나머지 투자자들은 이자 수익을 환차손이 다 상쇄해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임재균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헤알화 환율은 재정 우려, 정치불안 등으로 높은 변동성이 높을 것”이면서도 “다만 브라질 경제 반등, 코로나회복 등으로 인한 심리 회복이 된다면 새로운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저점 매수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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