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중지 미용실에 간 펠로시…‘내로남불’ 후폭풍

미국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사진) 하원의장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행보로 인한 여진이 만만치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해 영업이 중지된 미용실에서 그가 머리를 한 데 대해 ‘위선자’라는 비판이 거세다.

당사자는 함정에 빠졌다고 반발했다. 정적(政敵)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고소해하며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분위기다.

2일(현지시간) 폭스뉴스·AP 등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용실 측에서 혼자 방문하는 건 괜찮다고 하는 말을 믿은 책임이 있다”면서도 “그건 함정이었기 때문에 미용실 주인이 내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달 31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코의 한 미용실에서 머리를 감고, 말리는 등 머리손질을 했다. 이 시(市)가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해 미용실에 대한 영업중지 조처를 내렸는데, 명백하게 어긴 것이다.

펠로시 의장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돌아다니는 모습은 미용실 안의 감시카메라에 담겼고, 폭스뉴스가 이를 전날 보도하면서 비판여론이 비등했다. 영상의 제공자는 미용실 주인이다. 펠로시 의장이 ‘함정’이라고 한 이유다.

비평가들은 펠로시 의장을 위선자라며 왜 자신이 대표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지역의 코로나19 관련 지침을 몰랐느냐고 묻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AFP도 펠로시 의장이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 걸 두고 “진정한 남자는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말했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미용실 주인은 펠로시 의장의 머리손질에 대해 자영업자 뺨을 한 대 때린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에서도 카운티마다 지침이 다른데 샌프란시스코는 아직 미용실의 실내 영업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짜증을 내기도 했다. 그는 한 기자가 미용실에서 왜 마스크를 쓰지 않았냐고 묻자, “(영상에 나온 건) 머리를 감고 나서다. 여러분은 머리를 감을 때 마스크를 쓰느냐”고 반문한 뒤 “난 언제나 마스크를 쓴다”고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과 앙숙인 트럼프 대통령이 가만히 있을리 없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미친 펠로시(트럼프 대통령이 조롱할 때 쓰는 별명)’가 다른 모든 곳은 문을 닫는 때에 미용실을 열게 해 죽임을 당하고 있다”며 “다른 사람들한테 끊임없이 강연을 하더니 마스크도 쓰지 않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우린 거의 확실하게 하원을 되찾을 거고, 낸시를 쫓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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