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칼럼] 연구소기업이 답이다

‘코로나 블루’로 우울한 시기에 1000호 연구소기업이 설립됐다는, 모처럼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연구소기업 설립은 초기 10년 동안에는 한 해 평균 16개에 그쳤지만 이 제도의 장점과 1호 연구소기업인 콜마BNH의 성과가 알려지면서 최근 5년간 한 해 평균 180개가 설립될 정도로 급격한 성장세를 이룬 결과다.

연구소기업은 출연연·대학 등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기술을 자본금으로 전환 출자해 연구개발특구 내에 설립한 기업이다. 이 기업은 기술 이전을 받은 후에도 연구기관의 지속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어서 생존에 유리하다. 정부에서는 연구소기업에 대해 법인세(3년간 100%, 이후 2년간 50%) 및 재산세(7년간 100%, 이후 3년간 50%) 감면과 취득세·등록세 면제, 연구·개발(R&D)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부여해 기업의 초기 정착과 성장을 돕고 있다.

연구소기업은 우수한 기술경쟁력과 다양한 지원제도에 힘입어 매출액이 연평균 26.1%(중소기업 4.1%) 증가하고, 고용도 34.1%(중소기업 1.6%) 증가하는 등 높은 성장률을 보인다. 연구소기업은 또한 일반창업기업과 비교해 2.6배 높은 5년차 생존율(평균 75%)을 보이며, 코스닥 상장 기간도 평균 7.6년(일반기업 13년)으로 세계 평균(6.3년)에 근접하고 있다.

우리나라 출연연의 연구생산성(기술료·직접연구비)은 약 3.6%로, 선진국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정부에서 중소기업을 위해 정액기술료 대비 경상기술료 비율을 높일 것을 권장하는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매출액의 일정 비율로 받는 경상기술료 수입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정당한 금액을 징수하기도 쉽지 않아서 연구기관의 기술 이전 의욕을 저하시키고 있다.

열이 고온에서 저온으로 흐르듯 만물의 변화에는 항상 방향성이 있고, 이를 거꾸로 돌리려면 에너지가 든다. 사람의 일에서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정책은 별도의 에너지를 들이지 않고도 상호 이익이 나도록 설계되는 것이 최선이다. 이런 면에서 공공연구기관의 연구생산성과 기업의 기술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공공기술로 연구소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연구소기업은 연구기관과 기업이 이인삼각처럼 함께 달려야 최대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넘어지지 않고 리듬에 맞춰 잘 달릴 수 있도록 세세히 살펴준다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지금 우리 경제는 전통산업의 국제경쟁력 약화와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위축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당장은 코로나19를 빨리 종식시키는 것이 급선무지만 우리 기업의 경쟁력 강화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최근 글로벌 시장은 혁신 기술과 언택트로 급변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이에 대응할 수 있는 혁신기업을 많이 육성할 수 있을까?

연구소기업이 답이다. 그렇지만 현재 상태로는 부족해 대혁신이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1000호 연구소기업 출범을 계기로 ‘연구소기업 뉴(New)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여기에서는 유망산업 분야 기획창업 확대 전략, 연구소기업 스케일업을 위한 지원 체계 구축, 전용펀드 조성 및 국내외 판로 개척 지원 방안 등이 담겼다. 이 밖에도 최소 설립지분율 완화(20→10%), 정부납부기술료 면제, 세제 혜택 확대 등 제도 정비계획도 포함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우리 경제를 책임지는 연구소기업이 많이 배출되기를 기대해본다.

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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