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용사 비하발언 빙산의 일각”…말실수에 발목잡힌 트럼프

제프리 골드버그(오른쪽) 디애틀랜틱 편집장이 6일(현지시간) CNN방송에서 “며칠, 몇주 내에 추가 보도와 추가 확인, 추가 정보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CN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전용사 비하’ 발언 보도로 궁지에 몰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 부인하고 있지만 최초 보도한 미국 시사잡지 ‘디 애틀랜틱(The Atlantic)’ 편집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설화’와 관련된 추가 보도가 있을 것이라고 밝히며 파문이 점점 더 커지는 모양새다.

제프리 골드버그 디애틀랜틱 편집장은 6일(현지시간)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참전용사 비하 발언 보도 내용이 “빙산의 일각”이라며 “며칠, 몇주 내에 추가 보도와 추가 확인, 추가 정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은 지난 3일 디애틀랜틱이 2018년 11월 프랑스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이 제1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미군 묘지 참배를 취소하면서 미군 전사자들을 ‘패배자(loser)’와 ‘호구(sucker)’로 불렀다고 보도하면서부터 시작했다.

골드버그 편집장은 디애틀랜틱 보도에 나온 익명의 취재원들을 ‘거짓말쟁이’로 깎아내리는 등 맹비난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도 비판했다. 그는 “미국의 대통령이 나서서 겁을 주려 하는 환경에서는 특히 우리 모두 취재원을 익명으로 써야 한다”며 “우리는 미국 대통령에게 겁먹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73년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 보도로 유명한 언론인 밥 우드워드도 “워터게이트 사건 대부분의 내용도 익명의 제보자를 통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예외가 아니다”며 디애틀랜틱의 입장을 지지했다.

이후 워싱턴포스트(WP)·뉴욕타임스(NYT)·AP통신·CNN 등을 비롯해 친(親)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까지 이를 취재원들에게 확인해 관련 보도를 이어가며 참전용사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격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

참전용사들의 권익을 위한 비영리단체 ‘보트벳츠(VoteVets)’도 군 통수권자에게서 나온 지독한 발언이라며 “트럼프는 군인을, 군인 가족을, 참전용사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분위기다. 미국 내에선 참전용사와 군 복무에 대한 예우가 남다르다 보니 논란이 확산할수록 트럼프 대통령에겐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 창업주인 고(故) 스티브 잡스의 부인 로런 파월 잡스를 끌어들여 반격에 나섰다. 그가 디애틀랜틱 지분 75%가량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스티브 잡스는, 아내가 유산을 망해가는 극좌 잡지에 쓰고 있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라며 “사기꾼(골드버그)이 운영하고 ‘가짜뉴스’와 ‘증오’를 뿜어내는 잡지”라고 비난했다.

백악관도 후폭풍을 잠재우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로버트 윌키 보훈장관은 같은 날 CNN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참전용사나 미군 장병을 비하하는 말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못 들었다”고 강조했다.

또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를 비롯해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등 전·현직 고위 당국자 10여명이 나서 완강히 보도를 부인했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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