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융사 제재 때 소보처가 감경가중 의견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앞으로 금융감독원이 금융사를 제재할 때 금융소비자보호처(금소처)의 가중·감경 의견을 의무적으로 반영한다. 금소처장은 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한다. 앞으로는 금융사가 분조위 결정을 수용하지 않기 더욱 어려워지는 셈이다.

8일 금감원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자체 시행세칙을 개정했다. 이번 개정으로 금감원이 금융사들 제재를 심의하기 전 각 검사국은 소보처 산하 민원·분쟁조사실로부터 분쟁조정 수용여부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 제재 수위에 반영하게 된다. 세칙개정으로 만들어진 조직은 ‘제재사전협의회’다. 쉽게 말해 앞으로는 금융사가 분쟁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확실한 불이익을 받게 된다. 다만 소보처 의견 수렴 의무 대상은 ‘중대한 소비자 피해’로 한정됐다.

금감원은 각 영역·기능별로 보험·은행·금융투자 등 금융사별로 검사기능이 세분화돼 칸막이가 쳐져 있다. 이 칸막이를 넘어 금융사 제재에 포괄적으로 영향을 미칠 힘을 소보처가 갖게 됐다는 의미도 갖는다.

금감원이 업권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재편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올 1월 금감원 조직개편에서 소보처는 6개부서에서 13개 부서로 대폭 확대됐는데 이때 신설된 것이 민원·분쟁조사실이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최근 분쟁조정안의 수용성을 높이는 제도 보완책 마련을 지시했다. 세칙 개정으로만은 부족하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현재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 발의로 2000만원 이하 분쟁에는 금융사들이 분조위 권고에는 소송으로 맞서지 않고 의무수용하는 ‘편면적 구속력’ 도입 법안(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안)이 제출돼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사들의 소비자 보호 노력과 분쟁 조정안에 대한 수용성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의견을 낸다”며 “분쟁조정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외에도 민주당은 판매자의 위법행위로 소비자에게 피해가 발생했을 때 손해액의 최대 3배 범위에서 피해자에게 배상하도록 하는 금소법 개정안(전재수 의원)과 내부통제 기준 및 위험관리 기준을 위반한 금융회사에 대해 소비자 피해액의 최대 3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김한정 의원)을 각각 발의했다.

hong@heraldcorp.com

2020년 1월 금융감독원은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대폭 확대·강화한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금감원 내 각업권별 검사국이 금융사들에 대한 제재 수위를 정할 때 반드시 의견을 물어 확인토록한 소보처 산하 민원분쟁조사실도 올해 1월 조직개편으로 만들어졌다. 금감원은 올해 5월 검사 제재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했다. [금융감독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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