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반떼까지 車 개소세 폐지 가능할까…美 반대로 현실성은 ‘글쎄’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국회에서 처음으로 자동차 개별소비세를 일부 폐지하는 법안이 추진된다. 하지만 미국의 반대가 심해 현실적이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국회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은 이달 중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배기량 1600cc 이하의 자동차는 개별소비세 5%를 면제하자는 게 주요 내용이다. 준중형 세단 아반떼, K3 등이 해당된다. 모닝, 스파크와 같은 1000cc 이하 경차는 원래부터 과세 대상이 아니다.

자동차 개별소비세를 일부 또는 전면 폐지하자는 법안이 발의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의원 한 명의 목소리는 아니다.

입법조사처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서민층이 타는 1600cc 이하 자동차는 생활필수품적인 성격이 있다는 측면을 고려해 개별소비세율을 폐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이달 1일 같은 취지의 보고서를 냈다. 정부가 일시적으로 자동차 개별소비세율을 인하하는 방식을 통해 경기 활성화를 꾀하고 있지만 시행 시기가 너무 잦아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고, 정상적인 소비를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해외에는 자동차에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는 사례가 없고, 차량 구입시 내야 하는 세금이 일본보다 2배 더 많아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기재부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무엇보다 미국과 정면으로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2011년 말 기재부는 법 개정을 통해 2000cc 이상 중형차에 대한 개별소비세율을 10%에서 5%로 인하했다. 2012년부터 8%를 적용해 매년 1%포인트씩 단계적으로 내렸다. 단일 세율구조가 형성된 후부터는 어떤 차를 사든 똑같이 5%의 개별소비세를 내고 있다.

미국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과정에서 "한국에 주로 중대형차를 파는 만큼 미국에 불리한 조세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FTA 협정문 제 2.12조에 이러한 내용이 명시됐다.

만약 준중형차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폐지하면 미국은 FTA협정 위반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한국 자동차 제조사에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통상 문제를 피하기 위해선 개별소비세를 전면 폐지해야 하지만 이 역시 현실적이지 않다. 자동차 개별소비세로 거둬들이는 1조5000억원의 세수를 유류세율 인상 등을 통해 보전해야 한다. 차를 이미 산 사람들의 반발에 부딪칠 수밖에 없는 문제다. 기재부 관계자도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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