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환매중단 H2O펀드, 불판 가능성…키움운용이 은행에 풀어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펀드 A클래스/8월말 기준 [자료=한국펀드평가]

[헤럴드경제=서정은·문재연 기자] 사모펀드 사태가 공모펀드로 번졌다. 사모펀드 투자를 위해 은행 등에서 판매한 공모펀드에서 환매중단 사태가 발생하면서다. 문제가 된 펀드가 대규모 차입을 일으키는 고위험펀드라는 점에서 불완전판매 논란이 다시 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키움투자자산운용의 ‘키움 글로벌얼터너티브 펀드’의 환매가 한 달간 중단됐다. 헤지펀드, 부동산, 원자재, 통화 등을 운용하는 펀드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규모는 3500억원 안팎이다.

환매 중단 이유는 편입자산 중 일부에서 유동성 문제가 발생해서다. 지난 4일 프랑스 금융당국(AMF)은 나티식스은행 자회사인 영국 H2O운용의 ‘멀티본드·멀티스트래티지·멀티에쿼티·멀티딥밸류·모데라토·비바체·아다지오·알레그로’ 등 8개 펀드에 환매중단 명령을 내렸다. 비유동성 사모채권을 한도를 넘게 담고 있어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자산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다. H2O 측은 비유동 자산을 다른 포트폴리오와 분리하는 ‘사이드 포켓팅(Side-Pocketing)’에 약 한 달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4일 순자산가치(NAV) 기준으로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펀드에는 문제된 펀드가 27.7%가량 편입돼있다. 문제가 된 펀드 내 비유동성 자산으로만 따지면 글로벌얼터너티브의 6~8% 수준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10% 미만 자산 때문에 투자금 전체가 묶인 셈이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이 같은 환매중단 위험을 판매사로부터 사전에 고지받았느냐는 데 있다. 채권과 환율에 주로 투자하는 H2O운용은 대규모 차입으로 수익률을 극대화한다. 올 3월 코로나19 쇼크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을 때 H2O는 대규모 손실을 보았다. 이때 H2O가 운용하는 ‘알레그로펀드’는 파생상품으로 차입배율을 500%까지 높인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3월 대규모 손실로 유동성 자산이 크게 줄면서 비유동성 자산 비중이 높아져 지금의 환매중단 사태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펀드를 판매한 한 은행 관계자는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펀드는 레버리지 전략을 쓰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펀드가 편입 중인 개별 피투자펀드의 전략에 대해서는 판매사마저 깜깜이라는 얘기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주요 판매사는 국민은행(37.5%), 삼성증권(28.1%), 신한은행(15.5%), 기업은행(9.8%), 우리은행(2.2%) 등이다. 은행권에서만 60% 넘는 자금이 판매됐다.

키움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H2O운용의 상품은 유럽 시장에서 공모로도 팔리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운용사는 일반투자자에게는 이 상품을 팔지 않았다. 1000억원대 자금이 묶인 브이아이자산운용는 기관에만 판매했다. 높은 변동성을 감안해 리테일 판매 금지상품으로 분류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도 H2O 펀드 중 변동성이 낮은 '글로벌본드'만 취급해 환매중단 사태를 피했다.

운용사 관계자는 “당시 H2O운용의 제안서에도 변동성이 너무 높아 (우리는) 펀드 내 멀티본드 및 알레그로펀드 편입을 거절했는데, 키움운용이 수익률 제고를 위해 편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민은행 등에서 높은 수익률로 H2O펀드 판매 의욕을 보였던 것을 고려하면 수천억원대 자금이 공모펀드로 흘러간 배경을 알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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