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숲2’ 조승우X배두나의 공조가 의미를 가지는 이유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tvN 토일 드라마 ‘비밀의 숲2’은 검찰의 조승우와 경찰의 배두나가 자신이 속한 집단으로 수사권을 가져가려는 집단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오로지 진실만을 추적하며 시시비비를 가리는 데에 집중하는 양상이다. 그래서 자신의 상사들에 대해서도 일단 의심해보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조승우와 배두나의 공조 파워는 유의미한 발자취를 만들어내고 있다. 대립하던 두 사람이 드디어 검경맨스를 빛냈다. 이들의 공조는 ‘비밀의 숲’ 속의 안개를 걷어낼 수 있을까.

혈흔을 남기며 실종된 서동재(이준혁)는 충격을 선사했다. 그의 실종으로 인해 ‘비밀의 숲’ 속 인물들은 두 가지 양상으로 나뉘었다. 이 여파로 드러나지 말아야 할 무언가가 드러날까 두려운 침묵하는 자들이 있는가 하면, 안개를 거둬 실체를 밝히고자 하는 진실 추적자가 있었다. 황시목(조승우)과 한여진(배두나)은 후자에 속했다.

검경협의회가 진행됨에 따라, 검찰과 경찰은 서로 상대 조직의 치부를 파헤치는데 매진했다. 그런 의미에서 세곡지구대 사건은 단순히 서로의 이권을 거머쥐기 위한 하나의 패에 지나지 않았다. 사건의 진실과 무관하게, 검찰은 수사권 조정을 요구하는 경찰의 목소리를 없앨 수 있는 무기로, 경찰은 70년 숙원사업을 해결할 수 있는 공격거리로 이용하려 했던 것.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묻어두었던 사건을 시의 적절하게 터트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황시목과 한여진은 검경의 진영 논리와 대결 구도 속에서 진실이 묻히는데 반기를 들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한 발걸음에는 “왜”라는 질문은 필요하지 않았고, 행여 각자의 조직에 불리한 쪽으로 결론이 난다 하더라도 조직의 이익을 위해 침묵할 수 없었다. 지극히 황시목답고 한여진스러운 이들의 공조는 그래서 더 힘을 발휘했다. 침묵하는 자들이 계속 침묵하기 위해 서동재 실종 사건을 파고드는 반면, 비슷한 일로 동료의 희생을 겪었던 이들은 한시라도 빨리 그를 찾아 또 다시 피가 흐르는 죽음을 막아야만 했다.

그렇게 힘을 합치게 된 황시목과 한여진, 3년 만에 다시 보게 된 이들의 공조는 완벽 그 자체였다. 두 사람은 서동재가 혈흔을 남기고 사라진 주택가 골목을 찾아 그 당시의 상황을 가늠해보면서 공조의 시작을 알렸다. 그 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서로의 의견을 이리저리 맞춰보며 주고 받은 핑퐁은 ‘척 하면 척’이었다.

이를 토대로 시그니처 수사법인 시뮬레이션을 가동시켜 추론한 바로는 서동재는 범인 앞에서 등을 보였고, 이를 틈타 범인은 벽돌로 서동재에게 일격을 가했다. 그리고 범인은 체격이 좋은 서동재를 제압하고, 의식을 잃은 그를 운반할 수 있을 정도의 거구일 가능성이 높았다.

용의자 압박도 손발이 척척 맞았다. 서동재의 실종 직전 행적으로 추정 되는 전 동두천 서장 전승표(문종원) 과장을 만나 원하는 바를 끌어내기 위해 환상의 핑퐁을 주고 받으며 그를 심리적으로 죄여 들어간 것. 의자와 테이블을 집어 던지는 등 폭력적인 성향을 드러내면서까지 범행을 부인하면서도, 불안한 무언가가 있긴 한 듯, 어딘가로 전화 통화를 하는 전과장의 행동 때문에 시청자들은 알리바이가 입증됐을 지 언정 쉬이 의심의 끈을 놓지 못했다.

이들은 ‘살아 있는’ 서동재를 한시라도 빨리 찾아 내기 위해 세곡지구대 수사에 전념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수사 방향이 맞는 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한여진은 벌써 실종 40시간이 넘어가는 상황에 불안해져, 세곡을 수사하고 있을게 아니라 나가서 야산이라도 뒤져야 마음이 편해질 것만 같았다.

그런 여진을 보며 시목은 용의자를 추린다고 생각하라며 그만의 방식으로 ‘파이팅’을 불어넣었다. 그렇게 조직 내 외딴섬 같은 존재들이 함께 만나 더할 나위 없는 시너지를 자아내고 있다. 이들의 발걸음이 가진 힘이 ‘비밀의 숲’ 속의 자욱한 안개도 거두리라는 강력한 믿음이 생겨나는 이유였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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