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에 남을 올 여름…7월보다 더운 6월·역대 최장기간 장마

중부지역 장마가 49일째 이어지고 있던 지난 8월 11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위로 비구름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올 여름은 6월에는 때이른 폭염이 나타났으나 7월은 처음으로 6월보다 낮은 기온을 보이는 등 월별로 기온이 들쑥날쑥했다. 중부·제주 지방에서 가장 많은 강수 일수를 기록하며 역대 가장 긴 장마 기간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0년 여름철(6~8월)’ 기상특성’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초부터 폭염이 한 달간 지속되면서 전국 평균기온이 전국 기상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래 가장 높았다. 6월 최고 기온은 28도로 평년(26.5도)에 비해 높았고, 폭염 일수 역시 2.0일로 평년에 비해 1.4일 더 많아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 7~8월에도 예년과 다른 기온 변동이 나타났다. 7월은 장마가 지속돼 기온이 오르지 않으면서 평균 기온은 22.7도로, 역대 7월 기온 중 하위 5위였다. 평년 평균기온(24.5도)이 비해서도 2도거량 낮았다. 8월은 평균기온이 26.6도로, 평년(25.1도)보다 다소 높았다. 장마 이후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돼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더웠던 평년 여름과 다른 양상을 띄었다.

기상청은 가장 더웠던 6월 날씨에 대해 “기온과 습도가 높은 공기의 영향과 서쪽에서 접근한 저기압으로 인해 따뜻한 남서풍이 유입됐고 강한 일사가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7월은 예년보다 덜 덥고 흐리고 비가 오는 날이 많았다. 보통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상하며 더워지는데 올해에는 우리나라 주변에 찬 공기가 위치하고 북태평양고기압이 서쪽으로 확장한 영향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장마철 종료 후 기온이 급격히 상승한 8월 날씨에 대해 기온이 높고 습도가 낮은 티벳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동시에 확장했기 때문으로 기상청은 분석했다. 이로 인해 폭염과 열대야가 자주 나타났다.

기상청은 “평년의 경우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무더위가 찾아오지만, 올해는 6월과 8월은 덥고 7월은 선선한 기온 변동을 보였다”고 말했다.

올 여름에는 유독 비가 많이, 그리고 강하게 내렸다. 6∼8월 강수량은 1007.0㎜로 역대 3위, 강수일수는 45.8일로 역대 4위를 차지했다.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수증기가 계속 유입되면서 정체전선에 의한 강한 강수대가 자주 형성되면서 강수 기간도 길고 강수량도 많았다.

올해 6∼7월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쪽 확장이 늦어지면서, 8월에는 평년처럼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쪽으로 확장하면서 비가 내렸다. 6~7월에는 상층 찬 공기 사이에서 발달한 저기압에 의해 비가 쏟아졌고, 8월에는 정체전선 상에서 발달한 폭이 좁은 강한 강수대가 남북으로 이동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집중호우가 발생했다.

중부지방과 제주도에서 최장 장마 기간을 갱신했다. 제주에서는 지난 6월 10일부터 7월 28일까지 49일간, 중부지방에서는 지난 6월 24일부터 8월 16일까지 54일간 장마가 이어졌다. 장마철 동안 전국 강수량은 686.9㎜로 역대 2위였고, 강수 일수는 전국(28.3일)과 중부(34.7일)·제주(29.5일) 모두 역대 1위였다.

올 여름에는 태풍이 총 8개 발생, 평년의 11.2개보다는 적었다. 그러나 발생한 태풍 중 3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다. 각각 제5호 ‘장미’, 제8호 ‘바비’, 제9호 ‘마이삭’이다. 제10호 ‘하이선’은 이달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춰 이번 보고서 분석 대상에서 제외됐다. 기상청은 “필리핀 해상의 평년보다 1도 이상 높은 해수면 온도로 인해 태풍이 강한 강도가 되도록 영향을 줬고,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북서쪽으로 확장하면서 우리나라가 태풍의 길목에 위치했다”고 설명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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