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 규제 확대한 심사지침 강행…재계 반대 ‘공허’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계열사 간 부당지원,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제재 범위가 넓어졌다. 재계는 모호한 잣대를 포함시켜 자의적인 판단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반발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부당한 지원행위의 심사지침 개정안(이하 심사지침안)을 최종 확정, 이날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먼저 기업들이 가장 우려했던 부당지원 요건 중 하나인 '상당한 규모의 지원행위'가 그대로 반영됐다. 여기에 상당히 낮거나 높은 대가를 주고 받고, 지원받은 기업이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얻었다면 부당한 지원으로 제재를 받게 된다.

그러면서 공정위는 계열사 간 수의계약을 예시로 들었다. 수의계약의 방식을 통해 유리한 조건으로 일감을 대부분 몰아주는 경우 대표적인 부당지원의 사례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경쟁입찰을 거치면 문제가 없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에 대해 '상당한' 규모, '상당히' 낮거나 높은 대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공정위의 자의적 판단이 이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수의계약은 거래내용, 경영환경 등에 따라 결정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부당지원 판단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삼성SDS, LG CNS 등 시스템통합(SI) 부문 계열사의 경우 긴급성과 보안성, 효율성 측면에서 일감 몰아주기, 수의계약이 불가피하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코로나19로 소재부품의 국산화는 필수가 됐고, 수직계열화 추세도 강해지고 있다.

물론 거래 규모 외에 지원 의도나 이익 규모, 경쟁관계 변화 등 요소가 고려되겠지만 일단 거래 규모가 크거나 수의계약을 했다면 공정위의 조사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기업 입장에선 큰 리스크로 작용한다.

아울러 내부거래의 매출총이익률이 높으면 부당지원으로 볼 수 있다는 조항도 명시됐다. 비교 대상은 거래 시기와 종류, 규모, 기간 등이 유사하면서도 계열사가 아닌 기업가 거래했을 때 형성된 가격이다.

한경연은 대규모 투자, 기술혁신, 원가절감 노력에 따라 이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익률이 높다고 규제를 받으면 기업들의 혁신 노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상협 공정위 부당지원감시과장은 "심사지침을 엄정하게 운용하는 동시에 자율적으로 자체일감을 나누는 문화가 활성화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입법예고 기간에 낸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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