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김영란법 때문에?…랍스터·뿔소라 추석 선물세트의 이유 있는 인기[언박싱]

신세계백화점이 추석을 앞두고 오는 14~29일 해수 산소 포장된 전복, 랍스터, 멍게 등을 해수포장한 '싱싱' 선물세트를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자연산 전복과 뿔소라, 뿔멍게를 해수(海水)포장한 해산물 선물세트”, “전복과 소라, 가리비 담은 활패류 세트”

올 추석 수산물 선물세트의 귀환이 눈부시다. 손질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한 때 선물세트 목록에서 찬밥 신세를 받던 수산물의 화려한 귀환이다. ‘추석 해산물 선물세트=굴비세트’ 공식도 깨지며 상품 구성도 다양해졌다. 게다가 다소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날개 돋힌 듯 팔리고 있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산물과 같은 건강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데다, 최근 폭우와 태풍 등의 영향으로 과일 선물세트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영란법’ 선물 상한이 농·수·축산물에 한해 20만원으로 상향된 점도 수산 선물세트의 귀환을 부추기고 있다고 한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등 주요 유통업체들이 올해 추석 선물세트를 구성하면서 수산 품목 라인을 강화하는 추세다. 롯데백화점은 랍스터, 대게 등 수입산 수산물 세트를 확대 구성하는 등 올해 추석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 보다 10% 가량 늘렸다. ‘스테디셀러’인 굴비세트는 1~2인 가구 증가에 따라 소포장한 상품으로 새롭게 내놓았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처음으로 ‘싱싱’ 선물세트를 선보인다. 오는 14일부터 29일까지 전복, 랍스터, 멍게 등 인지도가 높은 해산물을 해수에 담아 포장해 전국 어디든 배달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전라남도 완도 지역 특산물로 구성된 ‘완도 활패류 세트’ 판매를 지난 9일부터 시작했다. 올해 처음으로 등장한 이 선물세트는 완도산 전복과 소라, 가리비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관계자가 추석 선물세트에 가격표를 붙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예년과 달리 올해 수산 선물세트 구성이 다양해진 것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산물이 재조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감염병의 위협 때문에 귀성을 자제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고향에 직접 못가도 선물 만큼은 좋은 것으로 보내려는 수요도 늘었다. 실제로 백화점, 마트 등 주요 유통 채널의 추석 선물세트 사전 및 본판매에서 수산물, 한우 등 객단가가 높은 프리미엄 선물세트 판매가 확대됐다.

현대백화점의이 지역특산물로 구성된 추석선물세트. [현대백화점 제공]

유통업계가 수산물 직매입에 나서면서 유통 단계가 줄어든 것도 수산 세트 확대에 한 몫을 했다. 유통회사가 직접 수산물을 사와 상품 구성을 하다보니 물량 확보는 물론, 가격적 측면에서도 메리트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롯데는 일부 수산 상품의 어획량이 감소로 10% 가량 가격 인상이 예상됐으나, 사전에 확보한 물량 덕분에 가격 유지가 가능했다.

포장공법등 기술 발전도 수산 선물세트 구성을 용이하게 했다. 보통 수산물은 신선도 유지가 어렵다보니 광역 배송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신세계는 올해 해수 산소 포장 공법을 도입해 수산 선물세트도 전국 어디든 배송을 할 수 있게 됐다. 해수 산소 포장 공법은 수산물을 일정 비율의 산소를 주입한 해수와 함께 포장해 수산물 생존 기간을 1.5일 이상 늘리는 기술이다.

10일부터 시행되는 선물 상한 기준이 20만원으로 상향되는 점도 수산 선물세트 판매 확대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국민권익위는 최근 농축수산물에 한해 선물 가액 범위를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확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굴비 위주의 구성으로 점점 인기가 없어졌던 수산 선물세트가 올해는 구성이 다양해지고 찾는 손길도 많아졌다”며 “상품 구성을 다양화하려는 유통업계의 시도가 건강을 중시하는 코로나19 분위기와 맞아 떨어지며 수산 세트가 다시 각광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언박싱’은 헤럴드경제 컨슈머팀이 취재 현장에서 발굴한 재밌는 현상들을 여러분께 공개(언박싱)하는 코너입니다. 기사를 통해 기다렸던 택배를 언박싱할 때처럼 즐겁고 짜릿한 경험을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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