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공기업으로 번진 ‘부동산’ 단속

수출입은행. [수출입은행 제공]

금융공기업에서 직원들의 주택 관련 복지 혜택을 재점검하는 등 부동산 단속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 정부가 집값 잡기 정책에 사활을 걸면서 공무원 사회에 내려졌던 단속령이 공기업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은 최근 내부 감사를 벌여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사택 관련 규정을 손 볼 것을 지시했다. 수출입은행은 무주택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사내 기금을 통해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임차 주택 제공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무주택자에게 주어지는 혜택인 만큼 임차 주택을 제공받고 거주하다가 집을 사게 되면 퇴거해야 함에도, 관련 규정이 미비해 유주택자에게까지 혜택이 갈 수 있다는 문제가 감사를 통해 발견됐다. 특히 최근 ‘영끌(영혼까지 자금을 끌어모은다는 것)로 주택을 구입하는 직원들이 늘어나면서 투자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을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실제로 악용한 사례가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에 부응하자는 차원에서 규정 정비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공기관 중에는 수출입은행처럼 직원에게 주거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곳이 다수 있는데 혜택이 축소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역시 직원의 내집마련을 위해 제공해오던 사내대출을 줄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HUG는 사내 기금을 통해 무주택 직원에게 최대 2억5000만원까지 주택구입자금을 대출해주는 제도를 운영해왔는데, 대출액이 작지 않은데다 담보인정비율(LTV) 규제까지 피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대출한도를 낮추고 LTV 규제까지 적용받도록 하는 방안을 만들어 노조와 협의 중이다.

HUG 관계자는 “사내 대출 혜택이 있는 다른 공기업에서도 한도를 낮추거나 주택대출규제를 적용받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에 기업은행에서 한 직원이 자신의 가족 명의 법인에 대출을 해주면서 ’셀프 심사를 하고 그 자금으로 여러 채의 주택을 구입한 일까지 적발돼 금융공기업 직원들은 바짝 엎드린 상황이다. 기업은행은 직원 관련 대출을 전수 모니터링하고 있어 직원들 사이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시스템에 등록돼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의심이 되는 부동산담보대출을 들여다보고 있으며 문제가 발견될 경우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기업 직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공기업 직원은 “공기업 지방 이전으로 직원들의 지방 주거 수요가 많아졌는데 정부에서 사택 예산을 수년째 늘려주지 않아 사택 대기 순번이 100명이 넘어가고 있으며, 자비로 주거비를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집값 잡기 정책 때문에 사택을 늘려달라 적극적으로 말하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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