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한 ‘거대여당’ 잇단 막말…국민·여론무시 심각한 수준

병역과 외교·대북문제·부동산·성추행까지 각종 현안에 대한 집권여당 소속 주요 인사들의 문제성 발언이 이어지며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국민 여론 및 세대·성인지 감수성이 심각하게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잇따른다. 정부 정책에 대한 무리한 옹호와 이른바 ‘친문’으로 불리는 열혈지지층에 대한 눈치 보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논란이 대표적인 예다. 우선 논란의 불씨에 말로 기름을 부은 것은 추 장관 본인이다. 7월 국회에서 추 장관은 질의에 “소설 쓰시네”라는 답변으로 야당의 전투력을 배가시켰다.

추 장관을 옹호하겠다며 나선 민주당 의원들의 말은 일반인들을 자극했다. “카투사가 편안 보직”이라는 우상호 의원의 말 직후 20대 남성의 민주당 지지율은 불과 1주일만에 10%포인트까지 하락했다.

잘못된 변명이 스스로 발목을 잡는 빌미가 되기도 한다. 김남국 의원은 야당의 공세에 “국민의힘에 군대를 안 다녀오신 분들이 많아서 그런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발언했다가 민주당 의원들과 그 자녀들의 높은 병역 면제율만 부각시켰다.

“장관 부부가 오죽하면 민원을 했겠냐”, “아예 연락을 두절하고 부모 자식 간 관계도 단절하고 살아야 하는지” 등의 감성을 자극하고자 했던 설훈, 정경태 의원의 말도 “나도 전화로 휴가를 연장해야겠다”는 비아냥으로 이어졌다.

민주당의 문제 발언은 176석이라는 거대 여당이 된 지난 총선 이후 두드러진다. 개성공단 건물을 일방적으로 폭파한 북한을 향해 “대포로 안 폭파한게 어디냐”는 송영길 의원의 말, 부동산 문제 토론 직후 “그렇게 해도 안 떨어진다. 부동산이 뭐 이게 어제 오늘 일입니까”라던 진성준 의원의 발언 등이 대표적이다.

이해찬 전 대표는 수도이전 문제를 논하면서 서울을 “천박한 도시”로 표현했고 청와대 출신 윤영찬 의원은 문자 하나로 ‘갑질’과 ‘언론 조작’ 의혹의 대상이 됐다.

심지어 성추행 의혹과 관련 지나친 감싸기는 내년 재보궐 선거까지 흔들고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폭로 직후 이해찬 당시 당 대표 등이 쓴 “피해 호소인”이라는 표현은 제식구 감싸기의 잘못된 대표 사례로 지금까지도 거론된다. “친한 남자끼리 엉덩이도 치고 그런다”는 송영길 의원의 발언은 뉴질랜드와 외교 문제로까지 번지기도 했다.

이 같은 민주당의 연이은 말 논란의 원인을 전문가들은 ‘176석이라는 유례없는 쏠림이 만든 오만함’으로 요약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인구가 많은 곳에서 교통사고도 많이 발생하는 것처럼 , 숫자가 많다보니 사고칠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실장은 “여당 의원들이 자기가 뭘 해야할지를 모르는 것 같다”며 “지역구 유권자 접촉도 코로나19로 쉽지 않고, 또 상임위별 이슈도 부각되지 않으면서, 붕 떠버린 상태에서 정쟁에 과몰입하고, 과한 말이 쏟아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민주당이 야당과 언론을 정적으로 삼고 있는 잘못된 인식을 지적했다. 이 평론가는 “야당이나 언론은 여당을 견제하는 역활”이라며 “자신들을 견제하는 것에 막말을 쏟아붓는다는 것은 두렵지 않다는 말”이라고 분석했다.

이 평론가는 “대선을 이기면 총선에서 견제를 하고, 총선에서 이기면 대선에서 견제를 받는 크로스 체크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무조건 다 몰아주다보니 겸손할 이유가 없는 초유의 정당이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정호·김용재·홍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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