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가벼워진 소비자…홈쇼핑, ‘다품종 다량판매’ 패션 상품 인기

‘6만9000원에 상의 5종’

TV홈쇼핑이 주무기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판매 전략을 다시 들고 나왔다. TV홈쇼핑 업계는 최근 몇 년간 ‘홈쇼핑은 무조건 싸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고급화 전략을 추구해왔다. 백화점에 견줄만한 고가의 고품질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자체 패션 브랜드(PB)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했다. 그 결과 TV홈쇼핑에서도 100만원이 넘는 패션 상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이런 기조에 변화가 생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머니가 가벼워진 소비자들이 불요불급(不要不急) 한 패션 상품 소비를 줄이자 TV홈쇼핑이 가성비 판매 전략을 부활시켰다. 여러 개의 색상을 묶어 저렴한 값에 판매하는 ‘다품종 다량 판매’가 다시 활발해졌다. 더 저렴하고 다양한 구성의 상품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CJ ENM 오쇼핑부문이 최근 한 달(8월 10일~9월 10일) 간 출시한 단독 패션 브랜드의 신상품을 분석한 결과 가성비 트렌드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선보인 신상품은 79개로 전년 동기 대비 16개 늘었다.

이 가운데 10만원 이하 3종 구성 이상 신상품 수는 24개로 지난해(12개)보다 2배 증가했다. 반면 20만원 이상의 상대적 고가 제품(가을 시즌 기준)은 3개로 급감했다. 작년에는 13개였다.

CJ ENM 오쇼핑부문은 다품종 상품을 전략적으로 확대했다. 자체 패션 PB 브랜드 더엣지(The AtG)는 지난달 ‘모달블렌디드 풀오버 5종’을 한 구성으로 6만9000원에 선보였다. 첫 방송에서만 8000개를 판매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밖에 ‘미떼 블라우스 3종’을 8만9000원에, ‘가디건 앙상블 4종 세트’를 7만9000원에 출시했다.

CJ ENM 오쇼핑부문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황으로 고가 의류 구매에 부담을 느끼면서 가성비 패션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작년까지 ‘고가 옷 한 벌’을 선호하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동일한 디자인, 다양한 색상으로 구성된 실용적인 세트 상품을 찾고있다”고 말했다.

캐주얼 상품 선호 현상도 뚜렷해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와 비대면 회의가 확산되자 격식을 갖춘 정장 대신 활동이 편안한 비즈니스 캐주얼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다. CJ ENM 오쇼핑부문이 올해(8월 10일~9월 10일) 출시한 캐주얼 신상품 수는 74개로 전년 대비 15개 증가했다. 정장 신상품 수는 올해(4개)와 작년(5개)이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포멀 슈트 대신 가성비가 높은 ‘셋업 슈트(set-up suit)’ 위주로 출시했다. 셋업 슈트란 한 벌로 나오는 일반 정장과 달리 재킷과 팬츠를 각각 활용할 수 있는 의류를 말한다. 더엣지가 최근 선보인 ‘심플리 셋업’은 블라우스 2종과 팬츠 2종으로 구성됐다. 블라우스는 헐렁한 루즈핏, 팬츠는 넉넉한 배기핏으로 직장과 일상생활에서 모두 착용할 수 있다. 지난달 말 첫 출시 방송에서 1시간 만에 1만4000개가 판매됐다.

박로명 기자/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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